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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식의 레포테인먼트] LA올림픽+박찬호=다저 스타디움

[LA중앙일보] 발행 2012/06/19 스포츠 3면 기사입력 2012/06/18 21:45

지금부터 28년전인 1984년 8월1일 다저 스타디움.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몇달만에 LA올림픽 한ㆍ일 라이벌전을 구경하기 위해 난생 처음 코리아타운 5마일 북동쪽의 경기장을 찾았다.

개막전에서 선동열(기아 타이거스 감독)ㆍ박노준 듀오의 필승 계투 작전으로 맞섰지만 2-0으로 완봉패 했다. 대형 태극기ㆍ일장기가 휘날리고 양국 국가도 연주되며 뜨거운 내셔널리즘이 현장을 달구었다.

당시 정식종목이 아닌 시범경기로 평일인 수요일 저녁에 벌어졌는데도 잠실 구장보다 훨씬 큰 곳이 꽉 들어찬 모습을 보며 "미국땅에 한국사람이 이렇게 많았던가"라고 촌놈(?)처럼 감탄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후 준결승에 진출한 한국은 개최국 미국보다 2배 많은 안타를 때리고도 5-2로 석패한뒤 사기가 떨어져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대만에 3-0으로 나가 떨어졌다. 반면 당초 아시아 예선에서 탈락했던 일본은 동구권ㆍ쿠바의 보이콧으로 행운의 대리 출전권을 거머쥔뒤 미국을 꺾고 금메달을 차지하는 '대박 신화'의 주인공으로 대조를 보였다.

LA올림픽이 폐막된지 10년뒤.

무명의 충청도 청년 박찬호(한양대)가 마이너리그를 거치지 않고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상대로 곧장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르며 커다란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독실한 불교신자로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108개의 야구공 실밥을 매만지며 홀로 '백팔번뇌'를 겪는다는 그의 맹활약 덕분에 서재응ㆍ최희섭까지 다저 블루 멤버로 가세했다. 이후 이곳은 한국서 온 관광객이 한번쯤 방문해봐야 하는 '야구의 메카'로 불리며 사전예고된 박찬호의 선발등판 경기당 3000~5000명의 한인이 몰리며 김밥까지 판매하게 됐다.

다운타운 마천루가 내려다 보이는 샤베스 러바인 협곡과 차이나타운 옆에 아늑하게 자리잡은 다저 스타디움은 올해 개장 50주년을 맞았다. 메이저리그 30개 경기장 가운데 최대 수용능력(5만6000석)을 자랑하며 올해 100주년인 펜웨이 파크(보스턴 레드삭스)ㆍ98년 된 리글리 필드(시카고 컵스)에 이어 3번째로 오랜 역사를 지녔다.

위에 언급된 두 경기장은 지나치게 협소한데다 시설이 너무 낡아 리모델링도 불가능하다. 그러나 100년을 내다보고 콘크리트ㆍ철빔을 아끼지 않고 퍼부은 다저스 구장은 반세기전 오리지널 모습 그대로다.

일본 야구팬들도 이곳을 사랑한다. 긴테쯔 버펄로스(현 오릭스)의 노모 히데오가 첫해 포크볼을 앞세워 13승ㆍ신인왕까지 거머쥐고 이시이 가즈히사ㆍ사이토 다카시ㆍ구로다 히데키가 거쳐갔다.

다저스 출신 이방인이 어디 한국ㆍ일본 뿐인가. 첫 흑인선수 재키 로빈슨은 물론 31년전 사이 영 상ㆍ월드 시리즈 패권을 달성한 좌완 페르난도 발렌수엘라(멕시코)ㆍ프랑스어를 쓰는 캐나다 퀘벡주 출신으로 2003년 사이 영 상을 차지한 구원 전문 에릭 가니에ㆍ궈홍치(대만)투수도 있다.

국제화를 선도해온 다저 스타디움이 바로 '야구의 성지'로 불리기에 손색없는 이유들이다.

bong@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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