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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큰 걸음 내디딘 서류미비자 구제

[LA중앙일보] 발행 2012/06/20 미주판 24면 기사입력 2012/06/19 21:02

이재희/기획취재팀 차장

오바마 행정부가 서류미비자 대상 조건부 추방 중단을 발표했다.

16세 전에 미국에 와 5년 이상 미국에서 거주하고 현재 학교에 다니거나 군복무 중인 또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거나 동등 학력을 소지하거나 혹은 군대에서 명예 제대한 범죄기록이 없는 30세 이하의 서류미비자는 2년 동안(이후 2년마다 추방 유예를 갱신할 수 있다) 추방되지 않도록 했다.

특히 노동허가서(역시 2년마다 갱신이 가능하다)도 나와 일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소셜시큐리티번호도 주어져 주와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운전면허증을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추방을 면하고 취업을 허가한 획기적인 조치다.

오바마 행정부의 이같은 발표에 가슴 졸이며 살아온 서류미비자들은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추방 중단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질문을 쏟아냈다. 10년 넘게 드림법안을 진행해 온 최근에는 이민개혁안을 추진하고 있는 이민자 권익 운동가들은 박수를 보냈다. 발표 즉시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율은 치솟았고 특히 히스패닉 유권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었다.

이번 오바마 행정부의 서류미비자 구제조치로 미국 내 서류미비자 1150만명 가운데 80만~140만명이 추방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추산이다. 서류미비 한인 23만명 가운데 12만명 가량이 혜택을 볼 것이라는 기대다.

하지만 문제도 있다. 이번 오바마 행정부의 조치는 연방 의회의 승인과 입법 절차를 거치지 않은 행정명령이라는 점이다. 이는 대통령이 바뀌거나 정권이 교체되면 언제든지 폐지될 수 있다는 뜻이다.

한계도 있다. 이번 조치는 사면안(amnesty)이 아닌 면책안(immunity)으로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취득할 수 없기 때문이다. 즉 서류미비자에게 합법적인 체류신분을 부여하자는 드림법안이나 이민개혁안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반대도 만만치 않다. 서류미비자에 대한 관대한 조치가 불법 이민을 조장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높은 실업률로 일자리가 없는 일자리를 애타게 찾고 있는 미국 국민을 역차별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힘들게 합법적인 신분을 취득한 이민자들에게는 불공평하다는 비판도 있다.

그래도 분명한 것은 이번 조치가 1986년 서류미비자 300만명 가량을 사면한 이래 서류미비자에게 주어지는 가장 큰 혜택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분명한 것은 시작이라는 것이다.

이민자 권익 운동가들은 10년 넘게 연방 드림법안을 6년 넘게 이민개혁안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서류미비 학생들에게 학비를 지원하는 캘리포니아 드림법안이 시행되고 있고 이제부터 일부 서류미비자들은 강제추방의 공포에서 해방될 수가 있다.

미 전역 모든 서류미비 학생이 학비 보조를 받고 공부하고 나아가 합법적으로 미국에서 살 수 있도록 하는 연방 드림법안도 서류미비자들을 사면하는 이민개혁안도 현실이 될 수 있다.

기다리던 순간이 오고 있다. 그리고 할 일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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