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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건강보험 개혁은 선택 아닌 필수

[LA중앙일보] 발행 2012/07/02 미주판 24면 기사입력 2012/07/01 19:17

안유회 / 편집국 코디네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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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케어가 넘어야 할 걸림돌


메디케어 예산 이대로 가면
8년 뒤 1조 달러에 육박
재정부담 감당 못할 수준


역사는 묘한 데가 있다. 28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개혁법이 연방대법원의 합헌 판결로 미국의 건강보험 시스템 개혁이 시작됐다. 1912년 테디 루스벨트 대통령의 개혁 시도 이후 딱 100년 만이다.

최근인 1993년엔 빌 클린턴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이 개혁에 나섰으나 반대의 벽을 허물지 못하고 무너졌다. 당시 개혁안은 '힐러리케어'라 불릴 정도로 힐러리 클린턴이 주도적으로 나서면서 "우린 빌을 뽑았지 힐러리를 뽑은 것이 아니다"라는 비난을 받았다. 선출되지 않은 사람이 장관이 몇 명이나 포함된 개혁 위원회를 이끌어도 되는 것이냐는 비난이었다.

오바마케어도 우여곡절을 겪었다. 법안 통과도 쉽지 않았고 위헌 판결도 역전승이라고 할 수 있다.

건강보험 개혁에 대한 여론은 100년 동안 크게 바뀐 것 같지 않다. 기본적으로 미국에는 정부의 개입을 꺼리는 정서가 있고 이것이 발동하면 반대 여론이 금세 달아오르는 경향이 있다. 또 시스템이 복잡해 단순한 메시지로 설득하는 것도 쉽지 않다.

오바마케어의 반전 배경에 무엇이 있을까. 핵심은 더 이상 변화를 미룰 수 없는 '돈의 문제'다. 미국의 의료비 지출이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가를 보여주는 의회 예산정책처(Congressional Budget Office)의 진단이다.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의 수혜자에 대한 지출 확대는 장기적으로 연방정부 지출의 가장 중요한 결정요소가 될 것이다. 지출 확대를 억제하는 방향으로 두 제도를 바꾸는 것은 궁극적으로 연방정부의 예산정책을 정하는 핵심적인 장기 과제다. 이는 보험 프로그램 선택의 복잡함 등의 이유로 어려운 작업이 될 것이다."

2010년 연방정부 예산은 2조4560억 달러였다. 이중 가장 많은 예산이 들어간 부문은 어딜까? 바로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다. 모두 7930억 달러로 전체의 23%를 차지했다. 거의 4분의 1이다. 그 다음이 소셜 시큐리티로 7010억 달러(20%) 국방비는 3위로 6890억 달러(20%)였다. 연방 예산적자를 줄이려면 세수가 줄어드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려면 건강보험을 손대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전망은 더욱 어둡다. 연방정부가 100% 비용을 부담하는 메디케어 지출은 2010년 5230억 달러에서 2020년에는 9320억 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대로 8년 뒤면 메디케어를 유지하는데 1년에 약 1조 달러의 예산이 필요하다.

인구 구성 측면을 보면 더 심각하다. 메디케어 대상자는 2010년 4700만 명. 2030년에는 7900만 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반면 이 비용을 세금으로 받쳐줄 근로자는 줄어든다. 근로자 대 메디케어 수혜자 비율은 2010년 3.7이었으나 2030년에는 2.4로 떨어진다.

의회 예산정책처는 2080년이 되면 메디케어.메디케이드 지출이 연방정부 전체 예산에 육박한다는 암울한 예측을 내놓고 있다. 물론 '이대로 두면'이다.

상황은 바뀌었다. 예전처럼 국가정책 방향이나 사회 안전망 확보에 대한 시각 차이를 얘기할 순간은 적어도 수치상으로는 지났다. 금융기관의 빚을 떠안으면서 생긴 재정 부담과 실업문제 노령인구 증가 등 여러 상황이 한꺼번에 악화되고 있다.

때문에 미국의 의료 시스템은 어떤 방식으로든 변하지 않으면 안 될 상황에 놓여있다. 오바마케어에 대한 찬반이나 위헌 판결에 대한 시각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무언가 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디로 가야 할 지는 모르지만 여기를 떠나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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