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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회초리 대신 옐로카드를 들자

[LA중앙일보] 발행 2012/07/02 미주판 24면 기사입력 2012/07/01 19:18

김정균 / OC총국 취재팀 기자

매를 맞는 것 야단을 맞는 것 늘 핀잔을 듣거나 꾸중을 듣는 것. 많은 한인 부모들은 이런 것들을 겪어야 자녀가 제대로 자랄 것이라고 믿고 있는 것같다.

지금의 부모 세대들이 자라날 때는 한국도 경제적으로 어려웠고 부모의 꾸중을 듣는 것도 당연시 되던 시대였다. 그런 분위기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고정관념이 잘못된 편견으로 남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연구 결과에 의하면 아이가 자주 야단을 맞거나 매를 맞고 자랄 경우 정상적인 가치관 형성에 심각한 지장을 받는다고 한다. 그런 아이들일수록 부모의 눈에 드는 사람이 되기 위해 눈치가 발달하고 강박적으로 어떤 일을 하려다가 오히려 건강한 에너지를 빼앗기게 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부모로부터 매를 맞고 자라는 아이들은 청소년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비행에 빠져들 가능성이 크다는 것도 수 년 동안 아동심리학자들이 경고해 왔다.

상황이 이처럼 심각한데도 한인들의 상당수가 자녀 학대 문제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는 것같다. 이는 교육 선진국 미국에서조차 자료를 통해 여실히 나타나고 있다.

LA카운티 산하 아동가족서비스국(DCFS)이 발표한 최근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0년에는 371명 2011년에는 365명의 한인 아동이 육체적 학대 등을 받았다. 이는 월 평균 30건으로 전체 신고 건수에서 한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6%를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렇다고 아이의 주변을 감시하고 맴도는 '헬리콥터 맘' 이 되자는 게 아니다. 우리 아이들이 자신감을 갖고 세계 무대에 우뚝 설 수 있도록 한숨 대신 따뜻한 말 한마디로 핀잔 대신 격려로 아이를 대하자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한인 학부모들은 선진국의 교육시스템을 좀 더 관심있게 살펴보고 배울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것이 학교에서 사용하는 옐로카드 시스템이다. 이곳 미국에서 초등학교 교사들의 경우만 봐도 수업시간에 아이들이 떠들면 일단 옐로카드를 꺼내든다. 다시 떠들면 경고를 하고 타임아웃 구역에 따로 세워 벌을 세운다. 옐로카드를 세 번 이상 받게 되면 그 아이는 자동적으로 교장 선생님께 불려가고 곧 이어 부모가 호출된다.

그것뿐이 아니다. 옐로카드를 받으면 휴식시간을 박탈당하고 화장실 다녀올 최소한의 짬만 준다. 수업 종이 울리면 교실 입장이 금지된다. 이러한 옐로카드 시스템은 많은 미국 주류 사회 가정에서도 똑같이 이용하고 있다. 이 시스템의 장점은 아이 스스로 충분히 뉘우치고 반성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는 것이다. 화를 참지 못해 내지르는 부모의 윽박지름 또는 '사랑의 매' 대신 각성의 시간이 부여된다.

불행하게도 유니세프 보고에 따르면 한국 어린이와 청소년이 느끼는 행복감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낮다. 가정에서 아이들이 받는 학대는 청소년 가출의 원인이 되고 있으며 범죄 행위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이 잇달아 보고되고 있다.

더 이상 우리 아이들을 힘들게 하지 말자. 회초리를 드는 대신 옐로카드를 들어 보이자. 높은 언성보다는 자신의 행동에 책임질 수 있도록 잘 타일러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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