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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식의 레포테인먼트] 골프, 이젠 성적보다 매너로 말하자

"미친 X들" "별 재수없는 XX 다 보겠네."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이 난무한다. 골프장 필드 안팎에서 한인선수들의 아버지가 상대방 가족ㆍ캐디ㆍ코치ㆍ갤러리를 향해 내뱉는 말이다.

개중에는 자기 딸에 대해 마음에 들지않는 보도를 했다는 이유로 취재진에 '막말 테러'를 가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다른 사람에게 전해들은 얘기가 아니라 기자가 실제로 경험한 일이다. 미국땅에서 그럴 정도면 홈코스(?)인 한국 대회에선 과연 어떠할지 궁금하다.



미국 여자 프로골프(LPGA) 이벤트 가운데 최고의 전통과 상금을 자랑하는 제67회 US우먼스 오픈이 이틀전 중부 위스컨신주에서 '세리 키드' 최나연(25ㆍSK텔레콤)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대회 통산 6번째이자 최근 5년간 4번째 한인 우승이다.

14년전 같은 장소에서 맨발 투혼 신화를 이룩하며 혼자 뛰던 박세리(35)는 어느덧 최고령 맏언니가 되었다. 이젠 4대 메이저 이벤트에서도 40~50명의 코리언 시스터스가 출전할 정도로 상황이 바뀌었다.

그러나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한인 선수들에 대한 이미지와 본인ㆍ아버지의 매너 문제다.

그렇게 많은 선수들이 우승하는데 정작 미국 언론에서는 떨떠름한 반응이다. 왜 그럴까. 인해전술에 걸맞는 대접을 받고 있긴 한 것인가. 유감스럽게도 현실은 정반대의 상황인 것 같다. 미국 스타 기근현상과 겹쳐 한인들의 독주 때문에 TV 시청률이 곤두박질 치고 따라서 대기업의 스폰서십까지 줄어들며 홍보효과가 없다고 푸념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쿼터제로 국가별 출전 선수를 제한하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몇년전에는 영어 테스트를 실시해 탈락하는 선수를 규제하자는 희한한 아이디어까지 나왔다.

물론 각계의 거센 반발로 성사되지 않고 오히려 커미셔너가 퇴진하는 것으로 일단락 됐지만.

결국 '코리언 배싱'(한국 때리기)의 뒤에는 신사 숙녀의 스포츠라는 골프의 매너 문제와도 연관이 크다. 한인선수가 급증한 지금 이는 일부 소수가 아닌 상당수에 해당되는 이슈가 됐다.

잠시 잘 나갈 때 기고만장 하다가 스폰서도 붙지 않았던 A는 최근 실력이 급락 무일푼 상황에 처했다. 외국 대기업의 후원을 받다가 역시 성적부진ㆍ이미지 실추를 겪은 B는 한국 기업과 손잡았다. 한국 필드에서 최강을 자랑하다 이름까지 바꾼 C는 후원사없이 어렵게 미국 투어를 전전하는 신세로 바뀌었다. 모두들 본인과 부친의 행동거지가 구설에 올랐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 말로가 우연이 아닌 필연인 셈이다.

앞으로는 우수한 실력을 갖춘 한인 선수와 가족들이 성적 못잖은 매너도 함께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bonghwashik@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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