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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현의 시가 있는 벤치] 겨울 사랑 -아름다운 사람 하나 -고정희

임창현/시인·문학평론가

그 한 번의 따뜻한 감촉
또 한 번의 묵묵한 이별이
몇 번의 가을을 버티게 했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벽이 허물어지고
활짝활짝 문 열리던 밤의 모닥불 사이로
마음과 마음을 헤집고
푸르게 범람하던 치자꽃 향기,
소백산 한쪽을 들어 올린 포옹,


혈관 속을 서서히 운행하던 별,
그 한 번의 그윽한 기쁨
단 한 번의 이윽한 진실이
내 인생을 버티게 할지도 모릅니다

단 한 번의 사랑과 그 사랑‘이 남긴 추억의 힘, 그 뒷자리는 ’소백산 한쪽을 들어 올린 포옹‘과 ’혈관 속을 운행하던 별‘ 이었습니다. 절대 절명의 경지, 그 사랑의 에너지로 몇 번의 추운 겨울을 넉넉히 버텨왔고, 앞으로도 자신의 일생을 버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명선 같은 미더움, 그것이 사랑인가 보다.

대개 아가페, 에로스, 필리아, 스토로게 등으로 명명되지만, 어쨌든 사랑은 정신과 영혼의 비타민. 12가지나 되는 종류처럼 희생, 동정, 연민, 애착, 우려, 측은지심, 집착, 염려, 봉사 등 그 원류의 빛깔도 가지가지다.

안도현은 이렇게 말한다.-한사람을 사랑하는 일이 죄짓는 일이 되지 않게 하라/ 나로 하여 그이가 눈물짓지 않게 하라/ 사랑으로 하여 내가 쓰러져 죽는 날에도 그이를 진정 사랑했었노라 말하지 않게 하라/ 내 무덤에는 그리움만이 소금처럼 하얗게 남게 하라//고.

사랑은 시대를 초월하는 인류의 영원한 기쁨이고 축제이면서 또한 고통이고 아름다운 파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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