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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기로에 선 막걸리 세계화

[LA중앙일보] 발행 2012/07/14 미주판 18면 기사입력 2012/07/13 17:02

이수정/경제팀 기자

프랑스의 와인 영국의 위스키 중국의 고량주 일본의 사케 독일의 맥주. 이들이 공통점은 모두 주류 세계화에 성공한 술이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한국의 전통주 막걸리는 지금 어디쯤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국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막걸리 세계화에 성공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 생각된다. 이미 한류 열풍으로 인해 일본을 비롯한 해외 시장에서 우리 술 소비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막걸리는 저렴한 가격에 건강이나 피부 미용 다이어트에 좋다는 홍보로 젊은 여성 고객층을 중심으로 선호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이런 의미에서 웰빙주인 막걸리는 세계적인 주류가 될만한 조건은 다 갖춰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세계 주류시장은 건강 고급화 편의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주류 제조업체들은 너도나도 천연 유기농 무첨가제 기능성 저칼로리 등의 건강 트렌드를 내세운 신제품 개발이 한창이다. 또 낮은 도수의 술에 대한 선호도도 올라가고 있다. 소주 맥주 위스키 역시 기존 제품보다 알코올 함량을 낮춘 제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탁주.농주라고도 불리는 막걸리는 6~7도로 알코올 성분이 적다. 해서 술을 잘 못하는 사람이나 여성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계층이 즐길 수 있다. 막걸리는 한국에서는 비교적 싼 서민들의 술이지만 일본에서는 건강에 좋은 고급술의 이미지로 다가가고 있다. 이는 막걸리의 가능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와인의 경우 맛과 향 포도의 종류까지 모든 정보가 엄격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평가된다. 프랑스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양조장과 수많은 장인들이 있다. 와인 소믈리에라는 직업도 더 이상 생소하지 않다. 막걸리도 와인처럼 세계적인 명주로 발돋움하려면 전통적 제조기법을 체계화할 뿐 아니라 막걸리와 관련된 이야기 거리를 만들어야 한다. 관련 지식과 정보를 전파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의 양성도 필요하다.

막걸리는 와인에 비해 항암 효과 등 건강에 좋다는 연구도 잇따라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막걸리 제조 업체의 영세성을 고려하면 이 같은 특성들을 업체 자체의 홍보에만 맡겨 놓을 수 없다는 것이 현실이다. 정부나 학계의 지원이 필수적으로 뒤따라야 한다는 말이다.

이미 막걸리 수출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2002년을 시작으로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던 막걸리 수출이 주춤해진 것이다. 2011년 전 세계적으로 5273만5000달러어치가 판매되며 전년 대비 176%라는 폭증세를 기록했던 막걸리는 올해 들면서 하락세까지 보이고 있다. 한국 농림수산식품부와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5월까지 막걸리 수출액은 2224만2000달러로 지난해 동기대비 3.7% 줄어들었다. 이는 지난 2001년 1.8% 줄어든 이래 처음이다.

지금은 막걸리가 세계적인 술로 도약할 것인가 그저 지나가는 일회성 바람으로 끝날 것인가의 기로에 있다. 업계의 노력과 정부나 학계의 지원이 합쳐져 막걸리가 한국을 대표하는 또 하나의 상품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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