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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식의 레포테인먼트] 첫 4강 기쁘지만…축구 해설은 '유감'

[LA중앙일보] 발행 2012/08/07 스포츠 3면 기사입력 2012/08/06 21:57

객관적 해설보다 맹목적 애국심이 중요한 것일까.

홍명보 감독(43)의 올림픽 팀이 축구 종주국이자 홈그라운드의 잇점을 업은 영국 연합팀을 꺾고 첫 4강 신화를 이룩했다.

10년전 한일 월드컵에 이어 올림픽에서도 '파이널 4'를 달성한 것이다. 개인적으로 무척 기뻤지만 TV 중계를 보고 있는 순간은 그다지 즐겁지 않았다.

해설이 경기 수준을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 방송국 캐스터ㆍ해설자는 연신 소리만 질러대고 현재 벌어지고 있는 상황과 관계가 없는 어처구니 없는 설명으로 짜증만 북돋웠다.

한마디로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적 장광설로 4강 감흥을 더하지 못했다. 경력도 짧지 않고 전문가를 자처하며 국민적 관심이 최고조로 집중된 이벤트에서 보여준 설명이 그런 수준이라니….

예를 들어 "영국 선수들과 관객들이 놀라고 있다"거나 "전반전에 페널티킥을 놓쳤으니 승부차기에서도 실축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 것은 사실과 다르다.

영국의 전반전 두번째 페널티킥은 골키퍼 정성룡이 다치기 전에 선방한 것인데 마치 이범영이 승부차기서 막을수 있다는 식으로 대입시켰다.

막상 승부차기에서 실축한 것은 전반전 PK와 상관없는 대니얼 스터리지였다. 코멘트가 너무 작위적이면 마치 "길거리에 휴지를 버리는 일은 좋지 않은 행위입니다"라는 뻔한 말과 마찬가지다.

시청자 수준과 눈높이에 맞추지 못하는 것은 개인적 노력을 게을리 했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명색이 올림픽인데 그렇게 사람이 없는지 궁금하다.

축구는 스코어가 거의 나지 않는 종목이다. 0-0 무승부도 부지기수다. 그런만큼 시청자를 지루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은 더욱 어렵다.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종목이라서 경쟁이 치열하고 전문성이 필요한 부문이기도 하다.

연예인이 맘껏 수다 떠는 프로그램과 토크쇼는 그토록 시청률에 집착하면서 4년에 한번뿐인 올림픽 축구중계는 왜 소홀히 할까.

박찬호 전담 특파원을 거친뒤 다년간 공중파 야구 해설을 역임한 M기자는 "한국 축구는 마이크를 잡은 사람 스스로가 애국자로 착각하기 일쑤"라며 "영국 현지 해설자의 흥분하지 않고 객관적 사실만 전달하는 무미건조함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극전사는 오늘 브라질과 운명의 준결승을 치른다. 2년뒤 월드컵ㆍ4년뒤 올림픽을 개최하는 나라다. 향후 브라질 땅에서 벌어지는 축구 이벤트에서는 보다 진전된 해설을 기대한다.

bonghwashik@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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