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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식의 레포테인먼트] 올림픽은 미인 경연대회가 아니다

[LA중앙일보] 발행 2012/08/14 스포츠 3면 기사입력 2012/08/13 22:59

꿀벅지ㆍ몸짱ㆍ얼짱.미의 화신….

제30회 런던 여름 올림픽이 이틀전 막을 내렸다. 대한민국은 4년전 베이징 대회와 같은 13개의 역대 최다 금메달을 획득 24년전 서울 올림픽(4위) 이후 가장 높은 순위인 종합 5위로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원정 이벤트 사상 최고의 성적을 거두었지만 상당수 한국 매스컴의 관심은 2주일동안 선수들의 외모 특히 여성에 대한 표현에 집중됐다. 실력 그 자체보다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는 마구잡이식 미모ㆍ미녀로 도배질되는 '낚시 기사'가 일상화 된 것이다.

정다래(수영)ㆍ기보배(양궁)ㆍ김지연(펜싱) 등은 모조리 미스 코리아 뺨치는 선수들이고 스스로 선머슴으로 칭한 사격의 김장미도 금메달을 딴후 매스컴이 선정한 미인대열에 합류했다.

그렇지만 장미란(역도)은 이런 표현에서 예외(?)로 남아있다.

미녀 보도 퍼레이드는 화보의 경우 비치발리볼ㆍ수영ㆍ리듬체조 등 여성 종목에 집중됐다. 가장 많은 금메달이 걸려있는 육상은 거의 없었다.

리듬체조 5위에 입상한 손연재는 S라인 유지를 위해 과일만 먹는다는 상세한 식이요법이 톱제목으로 게재됐다. 손연재는 메달 획득에 실패했지만 웬만한 금메달리스트보다 더 유명하다.

여자배구 4강 신화의 주역 김연경도 세계1위의 공격수라는 수식어보다 미모가 앞서고 황연주는 '꽃사슴'으로 불린다. 수중발레 듀오 자매 박현선ㆍ박현하도 결선 12팀 가운데 12위였지만 사진은 1면 톱을 장식했다.인터넷의 경우 표현이 보다 더 적나라하다.

'쩍벌ㆍ가슴골' 제목이 횡행한다. 반면 훤칠한 키ㆍ개성있는 외모를 지닌 여자 태권도 67kg급의 황경선은 올림픽 2회 연속 금메달이란 위업을 달성했지만 같은 날 벌어진 한국-일본 축구 동메달 기사에 밀려 단신 처리되는 '불운'을 겪었다. 이쯤되면 얼짱도 운때를 타야 빛이 나는 것 같다.

스포츠 선수는 해당 종목서 실력을 발휘할 때 가장 아름답다.

안나 쿠르니코바는 광고모델로 떼돈을 벌었지만 단 한번도 단식 정상에 오른 적 없이 은퇴했다.

이때문에 러시아 국민들은 런던 올림픽에서 비록 은메달에 그쳤지만 용모와 실력을 겸비한 마리아 샤라포바를 진정한 애국자로 쳐준다. 미국 역시 병마를 극복하고 윔블던 우승에 올림픽 금메달로 재기한 세레나 윌리엄스를 '미인' 대신 '미국의 자랑'이란 표현으로 대접한다.

운동선수가 외모 가꾸기를 등한시 한채 맹훈련으로 몸이 굵어지면 안되는 것일가. 이런 식의 선정적 보도로 매체 영향력이 커지고 인터넷 조회수가 올라간다고 생각하면 너무나도 독자를 무시하는 자세가 아닐까.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올림픽과 같은 스포츠 이벤트는 미인 경연대회가 아니다. 4년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부차적 문제에 집착키 보다 차분해진 보도를 기대해 본다.

bonghwashik@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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