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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현의 시가 있는 벤치] 엄마 꿈 -최임혁

임창현/시인·문학평론가

까까머리 동자승/ 귀엽기도 하지/ 고사리 같은 손으로/ 쓸던 마당에/ 빗자루 내던지고/ 엄마꿈 꾸나 봐요/ 햇님이 햇살이불/ 살포시 덮어주네요//

 “깨알 같은 아이들이 제 속에서 노래합니다. 깨알 같은 친구들이 꽃밭에서 춤을 춥니다. 깨알 같은 아이들이 해말갛게 웃어주는 가을입니다. 깨알 같은 친구들이 제 손과 마음을 예까지 끌고 왔습니다. 거절할 수가 없었습니다.” 여덟 손 자녀들을 안고 기르면서 같은 이름의 이 동시집을 엮으며 시인이 이른 말입니다. 선원(禪院)으로 간 어린 동자승도 엄마는 잊을 수가 없었나봅니다. 그것은 절대의 사랑이었기에 였을 것입니다.

 성서는 “어린아이와 같이 되지 아니하면 결단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한다”고 일렀습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이런 사람들의 것’ 이라고 ‘마태’와 ‘누가’에서 거듭 밝히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어린아이와 같은 순수한 마음의 창이 없이는 문학을 볼 수도 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

 1990년대 후반으로부터 일기 시작한 소위 ‘미래파’시인들의 등장과 더불어 2010년을 전후 파도처럼 일고 있는 이른바 ‘환상문학’, 거기엔 바로 어린아이와 같은 마음이 부재한다는 것이 문제로 지적될 수 있겠습니다.



 오늘, 극단의 에고가 이끌어가고 있는 가치체계의질서 속에서 아이 갖기를 꺼리기까지 하는 시대, 어린이의 마음을 잃어가는 시대, 순수가 죽어가고 있는 시대에 어린이를 사랑하는 마음 없인 천국행문학도 불가능할 것입니다. 어린아이와 같은 순정한 사고와 착함 없이는 인간도 문학도 착해질 수 없을 것입니다.

 부활을 믿는 신앙 속에서도 우리가 살아서 이 땅에 천국을 건설하는 것이 하나님나라의 실현이라고 믿는 종교인들이 많습니다. 그것이 곧 천국이요 천국건설이라는 신학자도 없지 않습니다.

 오늘, 여덟 손자녀의 모습을 보며 동심으로 그려간 최임혁 시인의 이 시집을 읽으며 맑은 동심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푸른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소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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