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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위 독립운동' 유적보존은 우리들의 몫

지금까지 이룬 결실과 앞으로 과제

김영옥 연구소서 잊혀진 역사 발굴·복원 앞장서
내년에 한·영판 책 출간…공군도 태스크포스 발족
한국선 '공군장교 1호' 박희성 선생 공적 재조명


일제 강점기 북가주에 설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 비행학교/비행대(이하 임정 비행학교)가 90년 만에 되살아나고 있다. 임정과 미주 한인이 독립전쟁을 위해 힘을 모아 1920년 북가주 윌로우스에 세웠던 임정 비행학교는 잊혀졌던 미주 한인들의 항일 투쟁사를 대변한다. 최근 한국 공군이 '한국 공군의 뿌리'로 자부하는 임정 비행학교와 창공에서 펼쳐진 독립운동을 재조명하는 작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광복절을 맞아 임정 비행학교 역사를 소개한데 이어 지금까지 이룬 결실과 현재 추진되고 있는 사업 그리고 자랑스러운 이민 선조들의 독립운동사를 후세에 남기기 위해 풀어야할 과제를 짚어본다.

◆그동안의 성과 = 2010년 UC리버사이드에 설립된 김영옥재미동포연구소(이하 김영옥연구소.소장 장태한)는 전쟁영웅 김영옥 대령과 임정 비행학교의 잊혀진 역사를 찾아내고 복원해왔다.

특히 김영옥연구소의 이사인 한우성 프리랜서 저널리스트는 2009년과 2011년 각각 미주중앙일보와 한국 국방일보에 임정 비행학교 연재물을 기고해 그동안 잊혀졌던 미주 한인들의 '하늘 위 독립운동사'를 알리는 데 앞장섰다. 또 2010년부터는 한국 공군본부 공군사관학교 한국우주항공산업 항공대학 등에서 '한국 공군의 기원'이라는 주제의 강연을 통해 태평양 너머 미주 한인들이 세운 비행학교에 대한 한국군과 국민의 관심을 높이고 자긍심을 심어주는 역할을 했다.



김창규 전 공군참모총장이자 사단법인 평화연구원 이사장은 국방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임정 비행학교 선배들의 희생과 헌신이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며 "공군참모총장을 지낸 나 자신도 그동안 잘 모르고 있었으니 참으로 부끄럽다. 우리 공군의 자랑스러운 뿌리를 자세히 알게 되면서 깜짝 놀랐고 지금이라도 정확히 알게 돼 다행이다. 그들의 정신과 의식은 공군은 물론 우리 국군과 국민 모두의 귀감으로 삼아 앞으로 적극 계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2011년 국권침탈 100년을 맞아 KBS가 광복절 특별기획으로 '독립군에도 공군이 있었다: 윌로우스 비행학교'를 방영하는 등 임정 비행학교 재조명 작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무엇보다 귀한 성과는 한국 공군 최초 장교인 박희성 선생의 공적을 재조명하고 그의 유해를 봉환했다는 것이다. 박희성 선생은 비행학교 출신으로 임정이 1921년 7월 독립군 비행장교(지금의 소위)로 공식 임명한 '비행장교 1호'다. 그는 비행 조종사 자격 시험 중 추락사고로 부상당해 후유증으로 고생하다가 41세인 1937년 LA에서 숨을 거뒀다.

한국 정부는 73년만인 2010년 광복절을 맞아 박희성 선생을 독립운동가로 인정하고 건국포상을 수여했다. 이스트LA 에버그린 공동묘지에 안장됐던 그의 유해는 같은 해 11월 대전국립현충원으로 봉환됐다. 유해 봉환식에서 김용흥 당시 공군참모차장(현 공군사관학교장)이 공군기를 앞세우고 공군 지휘부와 의장대를 대동한 채 유해를 맞아 비행학교와 박희성 선생이 대한민국 공군의 역사적 뿌리임을 대내외적으로 재확인시켰다.

◆진행 중인 사업 = 김영옥연구소는 임정 비행학교 알리기 일환으로 책을 펴낸다. 연구소에 따르면 집필 작업은 최종단계에 와있다. 내년에 미국과 한국에서 영어와 한글로 출판할 계획이다. 한글판은 출판사도 정해졌다. 영문판은 미국 대학 출판부와 조율 중이다.

김영옥연구소 뿐만 아니라 한국 공군도 지난 2월 '항공 독립운동사 정립 추진 태스크포스(TF)팀'을 발족하고 임정 비행학교와 관련된 11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TF팀은 2013년 말까지 일제 강점기 당시 항공분야에서 활동한 선인들의 발자취를 쫓는 한편 관련 역사자료를 수집.발굴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검증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임정 비행학교와 관련된 11개 프로젝트는 다방면에 걸쳐 진행되고 있다. 그 백미는 당시 비행대 모습을 실물크기로 재현한 상징 조형물 제작이다. TF팀은 2015년 제막을 목표로 예산 17억원(150만달러 가량)을 편성했다. 또 임정 비행학교 다큐멘터리도 DK미디어가 제작 중이다. 뿐만 아니라 임정 비행학교를 비롯한 해외 항공 독립운동사는 장병 대상의 공군 역사교육 과정에 포함된다. 공군은 한걸음 더 나아가 항공 독립운동사를 역사 교육과정에 반영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즉 임정 비행학교가 교과서에 실리는 것이다.

◆앞으로의 과제 = 가장 시급한 것은 윌로우스에 얼마 남지 않은 비행학교 유적 보존이다. 임정 비행학교가 사용했던 여러 건물 중 현재 2채만 남았고 그나마 1채는 현재 소유주가 철거할 계획에 있다.

한국 정부는 2009년 국가보훈처와 광복회 독립기념관 3개 기관으로 구성된 실사단을 윌로우스에 파견해 이민 선조들의 독립운동 사적지 발굴 사업을 위한 사전 조사를 실시했다. 당초 임정 비행학교 부지를 매입해 역사 박물관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터가 너무 외진 곳에 있어 찾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로 '이곳이 임시정부 비행학교가 있던 곳'이라는 요지의 팻말을 세우는 정도로 그쳤다.

이에 김창규 이사장은 "우리 공군의 빛나는 역사가 시작된 이곳을 보존해야 한다"고 적극적인 대책 마련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장태한 소장도 "남아있는 건물과 부지는 한국 공군의 발상지이자 한국 항공의 모태"라며 "오늘날 미군에서 파일럿으로 활약하는 한인들 역시 임정 비행학교의 후예라는 점에서 박물관을 세워 복원 보조해 후세에 남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임정 비행학교의 역사적 의미를 알리고 유적지를 차세대 교육현장으로 살리기 위해서는 한인사회와 한국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한우성 프리랜서 저널리스트는 "한인들의 희생과 헌신으로 세워진 임정 비행학교의 주인공은 임정 그리고 미주 한인이다. 한국 정부와 사회에 맡겨둘 것이 아니다"며 "100년 전 우리 선조의 자랑스러운 이야기를 잘 보존해 100년 후 후세에 물려주는 것은 우리의 몫"이라고 당부했다.

이재희 기자 jaeheele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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