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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신천지'와 기성교단의 대응

장열/종교담당 기자

죽음은 세상의 그 어떤 것도 소유하지 않는다. 죽음이 갖는 이러한 속성은 인간에겐 두려움이다. 그런데도 인간은 끝(죽음)을 향해 달리면서 '소유'라는 욕망은 절대 버릴 수 없는 존재다.

모순적이다. 인간에게는 절대 해결되지 않는 갈증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영혼의 목마름'이다. 이를 돈과 명예 권력 등으로 채운다한들 과연 만족의 끝이 있을 수 있는가. 수많은 역사 속 인물들은 이를 방증한다.

혹은 쾌락이 가진 유희적 요소로 갈증이 해결될 수 있는가. 일시적일 뿐이다. 좋은 인간관계를 쌓으면 내면적 공허함이 완전히 사라지고 어떤 선행이나 자기 계발이 무한한 만족을 가져다주는가. 인간은 의식 또는 무의식적으로 목마름을 해결해보려고 어떤 방법으로든 영원성을 가진 '물'을 찾는 존재다. 하지만 세상이 가진 유한(有限)적 속성은 그런 목마름을 완전히 해결할 수 없다.

한국 기독교에서 이단으로 규정한 '신천지 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이하 신천지)'은 이러한 점을 꽤 정확히 파고들었다. 영원한 세계를 꿈꾸는 것을 목마름에 대한 고민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의 해답으로 제시한 것이다. 그들은 '신천지(새로운 세상)'에 대한 영원성을 인식시키기 위해 구원받을 수 있는 자(14만4000명)가 채워지면 비로소 나머지 인류에 대해서도 구원이 시작된다는 교리를 내세운다. 이는 목마름과 죽음에 대해 무의식 속에 긴박한 두려움을 갖는 인간에게 그릇된 방향과 열심을 부추긴다. 신천지는 근거로 '성경'을 입맛에 맞게 조각조각 잘라 내세운다. 정말 무서울 정도다.



얼마전 미주 지역 신천지 세미나 소식은 한인 교계에 상당한 충격이었다. 종교담당 기자로서 취재 가운데 신천지를 살펴보며 가장 섬뜩했던 것이 바로 핵심 교리였다. 이는 기성 교회 교리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구원에 대한 본질을 아주 교묘하게 왜곡시켰다는 점이다.

영생과 관련된 문제는 목마름과 두려움을 갖는 인간에게 가장 솔깃하게 들리는 이야기 아닌가. 성경을 왜곡시키는 건 매우 간단한 문제다. 기독교의 본질과 핵심이라는 복음 그리고 구원과 관련된 부분만 살짝 비틀면 된다. 나머지는 기성 교회와 비슷하게 운영한다 해도 (이단)티도 안 난다.

기성 교회는 탁월한 시스템으로 교인을 관리하면서 즐거움과 재미 위로 등을 통해 인간 내면의 갈증만 일시적으로 채워주고 있진 않은지 돌아봐야 한다. 성경을 빗댄 달콤하고 귀에 듣기 좋은 이야기로 아무리 선한 사람을 양산한다 해도 기독교의 본질인 복음을 깨닫지 않는다면 결국 기성교회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영혼구원'은 이루어질 수 없지 않은가.

교계 일각에서는 신천지에 대한 무관심 전략도 주장한다. 신천지 교세 확장의 괜한 흥행을 부추긴다는 주장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신천지에 많이 안 몰리면 안심 되는가. 이는 기독교 용어로 '부흥'이란 요소를 지극히 숫자에 따라 성공 여부를 계산하는 기성 교회의 잘못된 판단 방식일 뿐이다.

한 영혼을 귀하게 여긴다는 기성교회 관점에서는 신천지를 통해 단 1명이라도 현혹된다면 그것이 가장 안타깝고 중요한 문제여야 한다. 기성교회는 여러모로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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