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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협회 통합은 '깨진 유리병 붙이기'

이수정

경제팀 기자

취재차 경제단체 모임을 참석하다 보면 보이지 않는 전쟁을 쉽게 발견하게 된다. 이 전쟁은 협회의 이익과는 무관한 파벌 싸움일 경우가 대부분이다.

회원을 위한 협회라는 명목은 살아있는데 회의는 서로의 잘못을 지적하며 헐뜯는 데 집중된다. 그러다 의견충돌이 심해지면 한 무리가 나가 또 다른 협회를 만들면서 전쟁은 일단락된다.

신기하게도 이렇게 나눠진 두 단체는 이름과 구성원은 다르지만 하나같이 '우리가 최선'이라며 목소리를 높인다. 그렇다면 왜 최선을 다했다고 주장하는 두 단체는 갈라져야만 했을까. 최선이라는 것이 혹 '땅 따먹기'식 세력다툼이 아니었을까. 대개 이러한 분열은 서로간의 관점 차이에서 생긴다.

앞을 보는 사람의 오른손은 뒤돌아 선 사람의 왼손이다. 서로가 상대방의 관점을 조금씩만 인정하고 수용하면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충돌이다.



남가주에는 식품상협회가 여러 개 있다. 가주한미식품상협회에서 나뉜 것이 남가주국제한인식품주류상협회이며 여기서 또 한 번 갈라져 나온 것이 가주식품주류상협회다. 중간에 한번 통합이 됐지만 얼마 가지 않아 다시 분리됐다. 세 협회 모두 회원들을 위해 분열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은 여전하다.

분열된 협회 대부분은 '너하고는 상종을 못해 안 했으면 안 했지 너하고는 손을 못 잡아'하는 감정적 대립 때문에 화합이 안 된다. 어느 편이 옳은지 판단하기가 힘들다.

양쪽의 입장을 들어보면 모두가 그렇듯한 이유가 있다. 활동 사항을 살펴 보면 한편이 조금 더 활발했을지는 모르지만 차이는 크지 않다. 대신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의 문제점만 비판하고 정작 대안은 내놓지 않아 이를 지켜보는 입장에서 아쉬움이 크다.

한번 분열된 두 협회가 다시 통합된다는 것은 깨어진 유리병을 붙이는 것처럼 간단한 일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억지로 붙인다고 붙지 않는다. 자칫하면 더 큰 분열을 초래할 수도 있고 심각한 국면을 맞을 수도 있다.

수년째 계속되는 불경기로 자신의 사업체를 지키기 위해 고민하는데도 하루 24시간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이럴 때야말로 회원들을 대신해 큰 목소리를 내줄 하나의 협회가 필요하다.

이는 특정 단체만을 두고 하는 얘기가 아니다. 사람이 모이는 곳이면 어디나 적용될 수 있는 문제다.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협회에서 의견 충돌이 일어나지 않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협회의 사전적 의미는 같은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설립해 유지해 나아가는 모임이다.

같이 일하는 과정에서 부딪칠 경우도 있고 차라리 해체하고 싶을 때도 있을 것이다. 이 같은 분열을 막기 위해서는 지도자는 화합의 리더십을 보이고 회원들은 적극적으로 문제점을 해결하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한 번 분열된 협회는 통합되기까지 많은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다. 어려운 일이지만 노력하면 해결할 수는 있다. 문제는 이런 노력조차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통합보다는 분열과 갈등이 더 많은 한인단체들이 풀어야 할 영원한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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