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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한.미.일 삼각동맹 틈새 노리는 중국


안 유 회

편집국 코디네이터

독도.위안부 등 외교 현안에 일본 태도 압박하는 데는 미주 한인들이 큰 힘 될 것

장면 #1. 지난 23일 도쿄의 일본 외무성. 경비원이 주일 한국대사관의 김기홍 정무과장을 막아섰다. 김 과장의 손에는 이명박 한국 대통령의 독도 방문에 대한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의 항의 서한이 들려있었다. 한국 정부는 항의 서한을 받지 않았고 일본 정부는 반송은 물론 외무성 출입 자체를 막았다.

장면 #2. 지난 24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한.중 수교 20주년 기념 리셉션에서 김성환 한국 외교통상부 장관과 장신썬 주한 중국대사가 팔을 엇갈려 끼고 와인 러브샷을 했다. 이 행사는 주한 중국대사관 주최로 열렸다. 또 다른 수교 기념 리셉션은 오는 31일 주중 한국대사관과 한국국제교류재단 주관으로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다.

장면# 3. 지난 23일 미국 국무부. 정례 브리핑에 나선 빅토리아 뉼런드 국무부 대변인은 (독도 문제에 대해) 미국이 일본 입장을 지지하느냐는 질문을 받자 "우리는 어느 편도 아니다"라고 3번이나 단호하게 말했다. 하루 전 스기야마 신스케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은 캠벨 차관보를 만난 뒤 일본 기자들에게 "미국은 국제법에 입각한 평화적인 분쟁 해결이 중요하다는 점에 전면적으로 찬동했다"고 말했다. '국제법에 입각한'이라는 표현은 독도를 국제사법재판소로 가져가려는 일본 입장의 외교적 표현이다. 뉼런드 대변인의 말은 이를 부인하는 것이었다.



동아시아의 세력 구도가 미묘하게 흔들리고 있다. 이 지역의 세력 구도 중 분명한 것은 미국.한국.일본의 확고한 동맹이다. 한국과 일본의 어두운 과거사와 그로 인한 독도 문제는 3각 동맹의 틀 안에서 일어나는 갈등이었다. 미국의 영향력 아래 충분히 제어됐다. 한데 최근 한국과 일본의 과거사 충돌은 3국의 확고한 동맹 틀을 흔들지도 모를 정도로 거칠다.

한국 대통령은 독도를 방문했다. 일왕의 사과도 요구했다. 일본 외무성 부대신은 "한국이 하려는 친서 반송 그건 '애들 싸움'보다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애들 싸움' 정도면 외교적 수사의 범위는 이미 넘어섰고 감정 싸움도 격앙된 수준이다. 일본 수상은 '불퇴전'까지 언급했다. 아무리 선거를 앞둔 국내용 발언이라 해도 협상과 타협의 외교가 아닌 지거나 이기거나의 대결이다. 격앙됐다가도 동맹의 틀 안에서 수습됐던 과거의 수준을 넘었다. 미국의 지지를 얻은 듯 행동하는 신스케 국장의 발언은 그나마 동맹의 틀 안에서의 해법이다.

문제는 전에 없던 변수다. 중국이다. 한.일 충돌에 중국이 웃는다는 분석이 있다. 한.미.일 동맹은 쉽게 깨기 어렵다. 중국 입장에서는 한.일 충돌이 좀체 보이지 않던 비집고 들어갈 틈으로 보일 수도 있다. 장면#2는 그 틈을 비집는 것일 수 있다.

한.일 충돌에서 한국엔 있지만 일본엔 없는 게 하나 있다. 한인들의 힘이다. 한인들은 일본이 그토록 지우고 싶어했던 전쟁범죄의 기억을 깨우고 있다. 한인들의 노력은 2007년 연방의회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한 결의안' 통과의 밑거름이 됐다. 한인들의 위안부 기림비 세우기 운동은 힐러리 클린턴 국무부 장관의 "강제된 성노예가 맞는 표현"이라는 인식변화를 이끌어냈다. 위안부 결의안 통과를 주도했던 마이크 혼다 연방 하원의원은 한국에 가 위안부 할머니를 만났다.

한국이나 일본이 동맹 3각축을 벗어날 정도로 충돌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미국은 중국을 의식해 계속 중립을 외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내 한인들은 일본을 압박하는 큰 힘이 될 것이다. 지난 23일엔 한인들이 일본 전범기(욱일승천기) 퇴출 시민모임을 결성했다. 일본이 불퇴전하긴 쉽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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