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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식의 레포테인먼트] 풋볼을 알아야 미국이 보인다

[LA중앙일보] 발행 2012/08/28 스포츠 3면 기사입력 2012/08/27 22:26

"평소 관심은 있는데 규칙을 잘 몰라서…."

미국에 사는 한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풋볼에 대해 이런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football은 원래 축구라는 뜻이지만 미국에서는 헬멧을 쓴채 태클을 거는 '미식축구'로 통한다.

한국에서 학생시절 AFKN을 통해 처음으로 접했고 미국에 온 이후에는 수퍼보울ㆍ로즈보울 현장을 취재하는 행운까지 누렸다.

결국 풋볼에 문외한이던 집안 식구들까지 매니아로 만들게 됐다. 집사람은 큰 아이가 관심을 보이자 한술 더 떠 올시즌 동네 리그팀에 집어넣었다. 초교 2학년에 불과한 6세 아이를 3개월간 매일 2시간씩 스파르타식 훈련을 반복시키는 점이 신기했다.

헬멧이 무겁다며 울고 지쳐서 포기하는 학생도 적지 않았지만 땡볕에 불평없이 따르는 부모들의 대범함도 기억에 남았다. 사흘전 랭캐스터 고교에서 벌어진 개막전을 관람했다. 드넓은 100야드(약90m) 필드에서 2시간 이상 4쿼터 40분제로 3명의 레퍼리ㆍ치어리더ㆍ전광판ㆍ실황중계 마이크까지 총동원된 한마당 큰잔치였다.

풋볼은 미국인에게 종교와 같은 인생 촉매제 역할을 한다. 3시간짜리 아마추어 대학경기 티켓이 85달러를 호가하지만 토요일마다 10만관중이 꽉 들어찬다.

프로풋볼(NFL) 역시 입장권은 훨씬 더 비싸지만 대부분 매진된다. 놀라운 것은 NFL 시범경기 시청률이 메이저리그 결승전인 월드 시리즈보다 높게 나온다는 사실이다.

영국의 럭비에서 파생된 풋볼이 왜 이렇게 압도적 인기를 끄는 것일가.

한마디로 미국의 혼이자 사회의 축소판이기 때문이다. 초록색 잔디밭에서 연출되는 격렬한 몸싸움ㆍ태클ㆍ다양한 작전은 다른 종목을 시시하게 느끼게 만드는 특이한 매력이 있다.

마침 LA에는 89년된 메이저 풋볼 경기장이 2곳이나 자리잡고 있다. 코리아타운에서 불과 2마일 남쪽에 위치한 LA메모리얼 콜로세움은 1932ㆍ1984년 올림픽 주 경기장으로 쓰인 곳으로 홈팀인 USC 캠퍼스와 붙어있다.

UCLA의 홈구장인 패서디나의 로즈보울 스타디움도 최근 1억5000만달러 리모델링 작업을 거쳐 재탄생했다.

미국서 가장 큰 뇌물은 NFL 결승전인 수퍼보울 티켓(정가 1200달러)이란 말이 있다.

실제로 80년대에 "매력적인 마누라와 수퍼보울 입장권을 맞바꾸자"는 신문광고를 낸 철없는 남편이 이혼당하는 웃지못할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바야흐로 풋볼시즌이 도래했다. '로마에 가면 로마식대로 살라'는 속담이 있다.

오랫동안 미국서 이민생활을 하면서도 웅장하고 매력적인 풋볼 경기를 한번도 경험하지 않았다면 한마디 드리고 싶다.

"풋볼을 보면 미국이 보입니다."

bong@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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