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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포커스] 코리아타운의 '수준' 좀 높입시다

김동필 S&P 팀장

이제 코리아 타운은 한인밀집 지역이 아닌 한.미 교류의 중심지

한인타운의 개방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고 할지 모르지만 타운이 외부와 접촉하는 면이 갈수록 넓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타 커뮤니티 사람들의 왕래가 눈에 띄게 늘었고 한국과의 교류 폭도 넓고 깊어졌다. 점차 '우리끼리'의 범주를 벗어나는 모습이다.

자연히 타운의 역할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한국문화를 접할 수 있는 곳으로 또 한국의 기업인과 문화.예술인들에게는 미국 진출의 전진기지로 인식되는 모습이다. 조금 비약하면 '한인 밀집지역'이란 의미에서 한국과 미국 쌍방향 교류의 중심지가 되고 있는 것이다.

개방이 가져다 주는 긍정적 효과 가운데 하나는 경쟁력이다. '개방' 하면 떠오르는 것이 중국이지만 개방정책의 성공 사례들은 역사 속에서 수없이 만날 수 있다. 울타리 안에만 안주하는 내부 지향적인 사회나 조직은 성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외부와 부딪치고 경쟁하는 과정에서 경쟁력이 높아지고 발전의 동력도 생긴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타운의 변하는 반가운 현상이다.



그러나 얼마 전 들은 이야기들은 기대감보다 걱정을 앞서게 한다. 타운의 바닥을 보인 한심한 이야기들이었기 때문이다.

첫 번째 부끄러운 이야기는 모 기업의 홍보 담당자 입에서 나왔다. 모 한인단체가 보냈다는 협찬 요청서가 문제였다.

그에 따르면 요청서에는 '얼마 보내세요'라는 달랑 한 문장이 적혀있었다고 한다. 하도 기가 막혀 처음엔 말도 안나오더라고 했다. 무슨 빚쟁이도 아니고 무작정 돈만 내놓으라는 요구에 무척 불쾌했다는 것이다. 정중한 내용은 아니더라도 협찬을 요청하려면 최소한 어떤 용도로 사용할 것인지 정도는 밝히는 것이 기본 중의 기본 아니냐며 어이 없어 했다. 타운 단체의 수준이 도매금으로 넘어가는 일이었다.

또 한가지는 젊은 한인 직원을 고용했던 사장님의 이야기다. 이 사장님은 그동안 매장에서 벌어졌던 '사건'을 알고 나서 무척 당황스러웠다고 한다. 다름이 아니라 직원들이 지인들에게 업소 상품을 공짜로 주더라는 것. 당장 해고를 생각했지만 젊은 친구들이라는 생각에 타이르는 쪽으로 생각을 바꿨다고 한다.

그래도 주의는 줘야겠다 싶어 문제의 직원들을 모아 놓고 '왜 그런 짓을 했느냐'고 물었다가 더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뭐 어떠냐'는 것이 그들의 반응이었기 때문이다. 이 사장님은 그들의 행동이 왜 잘못인지를 장황하게 설명해야 했다고 한다. 이들에게 '직업윤리' 운운하는 것은 너무 거창한 말로 생각됐다는 것이다.

물론 극히 일부에 해당되는 이야기지만 얼굴이 화끈거렸다. 남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 치부를 드러낸 것 같은 느낌이었다. 타운이 '우리끼리' 정도의 수준이었을 때는 웬만한 것은 이해하고 넘어가면 됐다. 문제가 생겨도 내부의 일로 치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그런 단계는 지났다. 타운의 문제점은 곧장 타 커뮤니티로 한국으로도 알려진다. 적어도 타운 수준의 바닥을 보여주는 일들은 더 이상 벌어지지 말았으면 좋겠다.

타운이 새로운 역할을 수행하려면 내부 역량을 키우는 작업이 급선무다. 당연히 의식 수준의 상승도 동반돼야 한다. 그래야만 더 많은 곳에서 함께 하자며 손을 내밀 것이다. 물론 어려운 일이다. 한 두 사람의 노력으로 해결 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타운의 스탠더드를 높이자'는 캠페인이라도 벌여야 할까. '조금씩이긴 하지만 지속적으로 나아지고 있다'는 모 한인 단체 인사의 말에서 가능성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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