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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에세이] 오누이 상간의 실체

어린 시절 남매 사이에 발생하는 근친상간은 비교적 빈번하다. 대개 아이들이 부모에게 보고하지 않고 들키지 않아서 그렇지 전문가들은 그 빈도가 부녀상간에 비해 적어도 5배는 더 될 것으로 본다.

플로이드 마틴슨이란 학자가 대학생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그들 중 10-15%가 어린 시절 오누이 사이 성 경험을 가졌다고 보고했는데 직접 성교도 있었고 그저 서로 상대방의 성기를 만지는 행위도 있었다. 이들 중 30%는 남매간의 성 경험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30%는 긍정적이었다. 25%에서는 성 경험이 상대방에 의한 강요로 의해 발생했다.

중국에 전해오는 ‘몽쌍 씨’ 전설이나 ‘마교 사전’ 이야기, 그리고 한국 ‘철원 달래 산’ 전설에서는 오누이 상간을 비교적 긍정적인 면으로 기술했다. 그러면 그 실상은 어떤 것일까? 어린 시절 남매 간 서로 성적 호기심을 갖는 것은 정상적인 현상이다. 그래서 어린이들은 ‘의사 놀이’를 하면서 자기와는 다른 이성의 몸에 대한 호기심을 만족시킨다. 조금 더 자라서도 부모가 없을 때 비슷한 나이의 남매들은 레슬링 같이 다소 난폭한 몸싸움을 하면서 장난을 한다. 그러다가 도가 지나치면 서로 상대방의 신체를 만지는데 끝이지 않고 성교로 발전할 수도 있다.

그런데 남매 사이 나이 차이가 4,5세 이상이고 나이 많은 쪽이 어린 쪽에 강요에 의해 성행위가 발생할 수 있다. 보통 오빠가 여동생에게 강요하지만 드물게 누나가 남동생을 꼬이는 수도 있다. 이 경우는 성 학대에 해당하며 피해자에게 큰 심리적 상처를 남긴다. 남매간에서 성적 희생자가 되는 나이는6-7세 사이와 10-12세 사이가 가장 많다.



6-7세 사이는 집을 떠나 학교를 다니며 다른 아이들과 사귀고 친우 관계를 형성하는 때다. 나이 많은 남매는 이 때를 이용하여 자기를 믿고 따르는 동생을 꼬이고 뇌물을 주고 때로는 강압하여 자신의 성적 욕구를 채운다.

10-12세는 틴 에이지 직전인데 신체와 마음은 성적으로 성숙해지며 이성에 대한 호기심이 증가한다. 이 때 나이 많은 오누이는 이제 더 매력적이고 성 기능이 발달되어 있고 성적 접근이 쉬운 동생에게 눈을 돌리게 된다.

부모가 큰 아이에게 작은 아이를 베이비 시트를 시키고 외출할 때 발생하기 쉽다. 아예 아버지가 없는 결손가정인 수도 많다. 강제로 당한 성폭행에 해당하는 오누이 상간에서 아이가 받는 피해는 비교적 크다.

마침 이 글을 쓸 무렵(09년 1월) 동아일보에는 이런 기사가 실렸다. "10년 이상 여동생을 성 폭행한 30대 오빠에게 중형이 선고되었다. 대구지법 12 형사부는 29일 여동생을 상습적으로 성 폭행한 혐의(성폭행 범죄처벌법 상 친족 관계에 의한 강간)로 구속 기소된 A(34)씨에 대해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친동생을 10 넘게 강간해 피해자가 수차례 자살을 기도했고 피해자가 수술을 받고 퇴원한 당일에도 강간하는 등 그 죄질이 너무나도 무겁고 엄중해서 처벌이 불가피하다. A씨는 8살 아래 여동생이 중학생일 때 처음 성폭행하고 고교생이 된 뒤에도 주기적으로 성폭행을 일삼았으며 작년 8월 동생에게 남자친구와 헤어지라는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손과 발로 마구 때려 다치게 한 혐의로 구속되었다.”

불안과 우울증에 빠지기 쉽고 설명하기 힘든 공포에 싸이기도 한다. 자존심이 결여되고 자주 신체적인 질환이 나타난다. 자제력을 잃어 화를 터트리고 수면장애가 있거나 악몽을 꾼다. 자라서도 약물중독, 자해행위, 난잡한 성생활에 빠지기 쉽고 매춘의 길로 들어서는 경우도 있다.

드물게는 어린 시절의 악몽에서 헤어나지 못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PTSD)나 ’해리성 아이덴티티 장애‘ (DID)로 발전하기까지 한다.


정유석 (정신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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