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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업] 주의산만증과 대기만성

수잔 정 / 소아정신과 전문의

만일 꼭 암에 걸릴 운명이라면 여성은 갑상선암 남성은 전립선암에 걸리십시오. 예후가 아주 좋으니까요. 갑상선 종양으로 고생하는 여대생에게 내가 한 농담이다. 증상이나 합병증에 있어 차이가 많은 육체적 질병과 마찬가지로 정신과 병들도 경중의 차이가 크다. 그 중에 가장 증상이 양호하고 치료에 잘 반응해 예후가 탁월한 병이 주의산만증이다.

몸의 병처럼 정신적인 질병도 진단이 빠를수록 좋다. 주의가 산만해 실수를 자주하다 보면 '나는 별 볼일 없고 모두가 나를 미워해'라는 열등의식을 갖게 되기 싶다. 사실 이들 대부분은 사랑과 정열이 많고 감정이 예민해 다른 사람들을 기쁘게 해서 칭찬받고 싶은 욕망이 크다. 그래서 감정의 타격도 그만큼 더 클 수밖에 없다.

학습 중에 딴 생각에 쉽게 빠지고 부모나 선생님 말을 알아듣지 못해(듣기는 들었는데) 몇 번을 되묻고 주위 아이들과 말이 많고 손가락을 꼼지락거리거나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을 못 참는 아이들이 여기에 속한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이런 행동을 한다. 나이가 들어 일곱 살이 됐는데도 5세처럼 행동하면 문제가 된다. 일곱 살이 된 아이의 전두엽 기능 중 감정을 제압하고 조절하는 기능이 5살 정도에 그친 셈이다. MRI 나 CAT 스캔검사에는 아무 이상이 없다.



게다가 자신이 좋아하는 운동 경기를 보거나 그림을 그릴 때 컴퓨터 게임 중에는 기막히게 집중력이 강해진다. 왜냐하면 자신이 좋아하니 흥분이 되고 재미가 있어 도파민이나 노어 에피네프린 같은 각성을 촉진하는 뇌전파 물질이 뇌에서 쏟아져 주의집중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아이들에게는 지루한 공부시간에도 충분한 각성기능을 하도록 약물을 통해 도파민이나 노어 에피네프린을 공급해 주는 치료법을 쓴다. 약물 이외에도 개인 및 집단상담 가족치료 운동 등이 있으나 이제까지의 연구에서는 약물치료가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밝혀졌다. 당뇨병에 걸렸을 경우 체중조절 영양식 운동 스트레스 조절 등도 효과가 있지만 인슐린이나 기타 약물치료가 가장 확실한 방법인 것과 같은 원리다.

아이들의 전두엽은 태어나서 25~30세까지도 성장한다. 따라서 그전까지는 성장이 멈춘 것이 아니기 때문에 희망은 있다. 그러니 아이가 잘하는 것을 하도록 권장해야 한다. 그래야 자신의 몸에서 생성되는 각성물질의 도움으로 성공을 맛보고 성취하며 자신감을 기를 수 있다. 게다가 이들은 부모나 친구들에게 잘보여서 칭찬을 받으려는 욕구가 남보다 100배가 넘는 기분파들이다.

대부분 대학갈 때쯤이면 스스로 문제해결하는 능력이 생기고 산만증 증세도 50%에서는 사라져 약물복용의 필요성도 없어진다. 잘해야 칭찬하는 과거 우리 식의 육아방식을 뛰어 넘어 칭찬받기가 쉬운 분야를 부모가 찾아내어 북돋워 주다보면 결국은 두뇌 전체의 성숙 덕분에 자신과 남들을 사랑하고 인생을 즐기는 어른으로 커간다. 주정뱅이와 자살자 정신병자가 많았던 가문에서 태어난 케네디 대통령의 성공도 이를 뒷받침하는 사례다.

오늘부터 우리 아이가 좋아하고 또 잘하는 것들이 어떤 것인지 열심히 찾아보자. 그리고 용기를 북돋워 주자. 자신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부모가 있다고 믿는 아이는 결국 대기만성할 테니 너무 조바심하지 말자. 제블루사의 최고경영자와 킨코의 창업자도 주의산만증 환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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