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기자의 눈] 협회장들의 판에 박힌 인사말

이수정/경제팀 기자

매년 많은 협회가 생긴다. 기존에 있던 협회가 파가 갈리면서 또 하나의 협회를 만드는 경우도 있고 함께 성장하자는 의미에서 새로운 협회가 생겨나기도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매주 빠짐없이 있는 취재가 바로 협회 행사 관련 취재다.

지난 주에도 한 단체가 새로 발족하면서 총회를 개최했었다. 그런데 총회나 발기인 대회 등에 취재를 나가보면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하게 된다. 이들 협회장들의 인사말이 보통은 '앞으로'로 시작하거나 '노력하겠다'로 끝난다는 사실이다.

"초심을 잃지 않고 격려와 지도에 보답하는 자세로 언제나 노력하겠다." "앞으로 주어진 책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소통을 통해 협회의 화합을 이뤄내겠다." "협회 발전과 회원의 권익향상을 위해 항상 열린 마음으로 노력하겠다." "앞으로 더 낮은 자세로 회원들과 소통해 나가겠다." "앞으로 협회를 운영함에 있어 늘 회원의 입장에서 겸손한 자세로 임하겠다."



사실 언제부터인지 협회장들의 인사말들이 마음에 잘 와 닿지 않는다. 초심을 잃지 않고 끝까지 자신이 내세운 공약을 하나둘씩 이뤄나가는 것보다는 그렇지 않은 쪽이 더 많기 때문이다. 협회란 한 개인이 완수할 수 없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여러 사람이 협동하고 시스템(체계)을 구축해 나가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협회는 일정한 목적 또는 의사를 달성하기 위해 지휘관리와 역할 분담이 정해져 계속적인 결합이 유지된다.

협회를 책임지게 된 회장들은 취임 후 관련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나름대로의 협회를 운영해 나가기 시작한다. 협회원의 권익을 위해 일하는 회장이 있는가 하면 어떤 회장은 자신의 개인적인 욕심을 채우기 위해 조직원을 이용하고 일을 많이 한다고 불만을 토로하며 다른 이들에게 무조건적인 희생을 강요한다. 또 회장 임기가 끝난 후에도 사사건건 현 회장의 결정을 좌지우지하려는 사람도 있다.

때문에 일부는 회장이 된 이후 오히려 그동안 일궈온 경력이 실추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때마다 경선이나 이슈를 모으는 선거 운동을 보면 아직도 많은 사람이 너무 막연하게 리더가 되기를 꿈꾸고 있는 듯하다.

지금은 대화 공존 이해 배려 존중의 시대다. 구시대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리더는 표면적으로 단기간에 원하는 성과는 이룰 수 있을지라도 절대 장기적으로 그리고 구성원이 일하고 싶은 조직의 리더는 될 수 없다.

진정한 리더가 지녀야 할 덕목으로는 설득 인내 수용 열린 마음 일관성 성실성 진심 어린 충고 친절함 온화함 배움의 자세 등이 있다.

학생에게 지도자란 나를 가르치고 이끌 수 있는 선생님이다. 협회에서 협회장이란 같은 목적을 가진 사람들을 말없이 이끌 수 있는 리더다.

이 세상에 완벽한 리더는 없다. 리더 역시 일을 통해 끊임없이 배워가며 경험할 뿐이다. 미주 한인사회에도 마음을 움직이는 인사말을 하는 회장들이 많아지길 기대해 본다.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