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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개스값 폭등과 온탕효과

[LA중앙일보] 발행 2012/10/08 미주판 23면 기사입력 2012/10/07 17:07

안유회 편집국 코디네이터

개스값이 고공행진하지만
이젠 항의나 해결보다는
적응해가는 추세로 변해


개스값이 뛰었다. 뛰어도 너무 뛰었다. 지난 5일 아침 가주 평균 개솔린 가격은 4.486달러. 전날보다 무려 17센트나 올랐다.

원인은 많다. 첫번째 토런스에 있는 엑슨 모빌사의 정유시설이 정전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었다. 두번째 셰브론사가 리치몬드에 있는 원유 증류 시설의 가동을 중단했다. 세번째 하루 12만 배럴을 생산하는 샌프란시스코의 로디오 정유소가 정기 점검 때문에 제대로 가동되지 않았다. 네번째 센트럴 밸리의 원유를 샌프란시스코의 정유소로 운반하는 파이프라인이 9월 중순부터 폐쇄됐다. 다섯번째 매년 이맘쯤 가주내 정유소는 생산량을 줄인다. 여름용 개스 생산을 점차 줄이며 11월부터 사용하는 겨울용 개스 생산 체제로 돌입하기 때문이다.

이런 복합적 원인에도 개스값은 다시 안정(?)될 것이다. 개스값은 언제나 출렁이고 오르고 내리는 것을 반복한다. 한데 이번 경우는 개스값 인상과 함께 도매시장의 가격은 오히려 떨어졌다며 곧 떨어질 것이라는 보도가 동시에 나왔다.

최근 개스값 변화의 원인은 대부분 공급 측면에서 나오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수요가 줄어 개스값이 떨어지지 않겠느냐는 기대도 있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금융위기 이후 수요보다는 공급이 개스값 등락을 좌우했다. 원유 생산량의 필연적인 감소 시대에 대비해 풍력 등 대체 에너지와 전기차(하이브리드를 포함한) 개발 붐이 일었지만 개스값에 큰 영향을 준 것은 원유 생산량보다는 파이프라인과 정유시설 문제였다.

경기 위축에도 개스값은 크게 떨어지지 않고 등락을 거듭하며 가격을 유지하거나 조금씩 올랐다. 이런 현상은 온탕효과를 낳는다. 온탕의 온도를 조금씩 올리면 몸은 꽤 높은 온도에도 적응한다. 처음부터 그 온도였다면 온탕에 들어가지 않지만 적당한 온도에 들어간 뒤 조금씩 수온이 오르면 훨씬 잘 참아낸다.

한때 개스값은 대통령 선거의 변수였다. 개스값이 10센트 오르면 현직 대통령이 불리하다고 봤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 대선에서 '개스값 효과'를 말하는 이들은 거의 없다. 실업률이 8%대 아래로 떨어지자 곧바로 오바마가 유리하다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개스값이 하루에 17센트 1주일 사이에 36센트가 올랐는데도 가주에서 오바마가 불리할 것이라는 말은 없다.

가주 역사상 개스값이 가장 비쌌을 때는 2008년 6월의 4.61달러였다. 그리고 3개월 뒤 금융위기가 터졌다. 당시 개스값을 아끼려 차를 버리고 오토바이로 출퇴근하는 남편을 문 앞에서 기다린다는 아내의 사연이 신문에 실리기도 했다.

개스값이 오르면 투표든 뭐든 불만을 드러내던 시대는 지난 듯하다. 그저 개스값이 3달러대나 4달러대를 돌파하면 잠시 움찔하다 곧바로 적응하는 것 같다. 어쩌면 이미 연비가 높은 차로 바꾸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카풀을 하는 나름의 방법을 찾아놓았을 수도 있다. 개스값은 이제 항의나 해결의 대상이 아니라 적응의 대상으로 바뀌었는지도 모른다.

그래도 이번 개스값 인상은 이전과 다른 면이 있다. 일부 주유소는 5달러선을 넘었다. 한 번 넘은 선은 다시 넘기 쉽다. 다음에 또 5달러선을 넘었다 내려오고 또 넘었다 내려오면 사람들은 3달러 4달러 때처럼 갤런당 5달러에 적응하고 익숙해질까.

개스값이 뛰자 일부 주유소는 물량이 떨어지면 판매를 중단했다. 비싼 가격에 사들이면 가격이 떨어져도 남은 물량을 계속 비싼 가격에 팔아야 하니 입장이 곤란해진다는 것이었다. 고유가 적응시대에도 5달러대 개스값은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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