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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20] 미국 대선의 '선거인단' 셈법

[LA중앙일보] 발행 2012/10/17 미주판 22면 기사입력 2012/10/16 22:13

김완신/논설실장

한 표라도 이긴 후보가 그 주의 선거인단 독식 경합주 향방 다시 관심
2000년 대통령 선거는 공화당 조지 W. 부시와 민주당 앨 고어의 격돌이었다. 고어가 전체 득표수에서 53만여 표를 앞섰지만 선거인단 확보에 뒤져 고배를 마셨다. 재검표 사태와 연방대법원까지 가는 법정소송 끝에 플로리다주에 배정된 25명의 선거인단이 공화당에 넘어가면서 271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한 부시가 백악관에 입성했다.

부시의 당선이 결정되면서 미국 선거제도의 문제점을 제기하는 원성이 높았다. 민주주의 선진국 미국에서 민의를 반영하는 직접투표에서 승리하고도 선거인단 확보에 실패해 낙선한 것에 대한 반감이었다. 직접 투표와 선거인단 투표 결과의 불일치가 발생한 것은 1888년 이후 처음이라 논란은 컸었다.

미국 대통령 선거방식은 독특하다. 국민이 직접선거로 대통령을 선출하지 않는다. 11월 '첫번째 월요일 다음 화요일'(11월 첫번째 화요일이 아님)에 일반투표로 선거인단을 뽑은 후 12월 17일 선거인단 투표로 대통령 당선자를 확정하는 방식이다. 선거인단 수는 주별로 상.하원 의원수만큼 배정한 것에 워싱턴DC의 3명을 합쳐 총 538명이다. 과반인 270명을 확보하면 당선될 수 있다 .

선거인단 제도의 반대자들은 일반투표에서도 승리하고도 선거인단 확보에 질 수도 있다며 제도의 모순을 지적한다. 또한 12월 선거인단 투표에서 상대당 후보를 지지하는 반란표의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역사상 수건의 반란표가 발생하기도 했다. 부시와 고어의 2000년 대선을 계기로 투표방식을 바꾸자는 움직임도 있었지만 이는 헌법을 수정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불가능하다.

미국의 선거인단 제도는 연방의 권한과 주(State)의 권한을 절충한 방식이다. 대형주와 소형주의 차별을 없애기 위해 주의 크기와 인구에 관계없이 2명(상원 몫)씩을 동일하게 배정하고 인구비례에 따라 하원수에 해당하는 선거인단을 할당했다. 또한 선거인단 모두는 주를 대표하기 때문에 승자독식 제도를 통해 한 후보만을 지지해야 한다. 단 메인과 네브래스카주는 상원이 아닌 하원 몫의 선거인단은 선거구에서 승리한 정당에게 돌아가게 하는 혼합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미국 대선은 직접선거가 실시되기는 하지만 결국 선거인단 수로 결정된다. 미국에는 공화 또는 민주 지지 성향이 강한 주들이 많다. 전통적인 공화당 우세 주들에서 민주당의 오바마가 선거인단을 얻기 어렵고 반대로 롬니는 민주당 성향의 주들에서 선거인단을 기대하기 힘들다. 따라서 대선의 승패는 민주.공화 후보가 자신들의 '충성주'들을 확보한 상태에서 얼마나 많은 선거인단을 경합주(스윙 스테이드)에서 추가하느냐에 달렸다.

대선 후보 토론 후 민주당 오바마와 공화당 롬니의 지지율이 거의 동률을 보이면서 다시 경합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부시.고어 대선처럼 일반투표에서 이기고 선거인단 수에서 지는 이변도 예상된다. 현재 워싱턴포스트는 콜로라도.플로리다.아이오아.네바다.뉴햄프셔.버지니아.위스콘신 등 7개주(선거인단 77명)를 경합주로 전망하고 뉴욕타임스는 노스캐럴라이나와 오하이오를 추가해 9개주를 격전지로 예상하고있다. 이들 주에서 승리하지 않고는 오바마와 롬니 모두 대통령의 꿈을 접어야 한다.

선거인단 셈법은 미국 대선 관전의 묘미다. 미 대륙 지도를 붉은색(공화당 상징색)과 파란색(민주당 상징색)으로 채색하면서 선거인단 숫자에 희비가 교차되는 결전이 다가오고 있다. 지구촌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4년마다 열리는 '수(數)의 정치축제'가 이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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