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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포커스]'멜로즈 스타일'을 아시나요?

김동필/S&P팀장

특색있는 소매업소 밀집
세계적 명소로 고객 모아
타운도 '패션거리' 만들자



LA한인타운 인근에 있는 '멜로즈 디스트릭'은 LA의 유행을 선도하는 곳이다. 멜로즈 애비뉴의 페어팩스와 라브레아 길 사이 좌우에는 빈티지 의류와 패션 액세서리 업소들이 어깨를 맞대고 있다. 여기에 개성 넘치는 식당과 카페 기념품점들이 즐비하고 모터사이클 제작 등 이색 업소들도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이런 매력적인 분위기 덕에 관광객이 몰리고 할리우드 스타들도 즐겨 찾는 명소가 됐다.

멜로즈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초부터라고 한다. 참신한 아이디어와 실험정신으로 무장한 디자이너들이 하나 둘 자리를 잡았고 때마침 뉴웨이브와 펑크 바람이 불면서 새로운 문화 중심지로 각광받았다. 멜로즈의 유명세에 날개를 달아준 것은 TV드라마였다. 90년대에 방영된 '멜로즈 플레이스'의 높은 인기는 드라마의 배경이었던 멜로즈를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만들었다.

당시에는 업주들간에도 긴밀한 협력 관계가 있었던 모양이다. 이곳에서 업소를 운영했던 한 한인은 "같은 업종의 이웃 업주로부터 이것 저것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특히 절대 덤핑은 하지 말라는 조언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런 멜로즈를 이끌어 가는 것은 로컬 소매업소들이다. 몇몇 대형 쇼핑몰이나 유명 업소에 의존하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이런 점이 오히려 지역상권의 내공과 경쟁력을 키우는 요인이 된 듯하다. 물론 역사상 최장이라는 불경기에 멜로즈도 어려움을 겪는 모양이다. 요즘 군데군데 빈 업소가 생기고 새 입주자를 찾는 간판이 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경기가 조금만 회복된다면 금방 재도약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지역 상인들의 믿음이다. 멜로즈의 매력이 여전한 까닭이다.

로컬 업소 중심이라는 점에서 멜로즈는 한인타운 상권과 비슷하다. 과거 타운의 일부 상가들도 유명 업소 유치에 공을 들인 적이 있었다. 유명 업소가 입점해야 타 커뮤니티 고객들도 모이고 상가 가치도 높아질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결과는 신통치가 않았다. 센서스에 나타난 타운 거주자들의 소득이 매력적인 수준이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것이 결과적으로 로컬 업소들에는 플러스 요인이 되었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멜로즈 스타일'에서 무엇인가 배울 점이 있지 않을까. 물론 상권의 형성과 성장 배경이 전혀 다른 상황에서 멜로즈 방식을그대로 접목하는 것은 무리다. 하지만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데 참고 사항 정도는 되지 않을까 싶다. 멜로즈의 최대 강점은 쇼핑객에 대한 흡인력이다. 워낙 다양하고 개성있는 상품들이 많다보니 누구나 이곳에서 쇼핑을 하고 싶어 한다. 먹고 마시는 것 위주의 한인타운 상권과는 차이가 있다.

그래서 한가지 상상을 해 본다. 한인타운에도 '패션거리'를 만들면 어떻까 하는 것이다. 한인 의류업계와 타운 상권이 시너지 효과를 보자는 것이다. 누구나 알다시피 한인 의류업계는 미국의 중저가 의류시장을 장악하고 있을 만큼 경쟁력이 뛰어나다. 아직 '포에버21'의 규모에는 못 미치지만 수십 개에서 200개 안팎의 매장을 운영하는 한인 의류업체도 상당수다. 이들 업체가 타운 상가 소유주의 도움으로 매장 하나씩을 오픈한다면 타운은 금방 LA의 새로운 패션 중심지로 떠오를 것이다. 그리고 의류업체들은 이 매장을 자사 브랜드를 홍보하는 전진기지로 활용하고….

물론 단순한 발상일지 모른다. 성사 되려면 어려운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타운 상권과 한인 경제의 대표주자인 의류업계가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는 계기는 마련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꼭 '패션거리' 조성이 아니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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