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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체 7년' 멍에벗자 딸이 웃었다 - 애틀랜타 한인가정 추방유예 성공기

지문 날인하러 이민국 들어서자 '등뒤에 식은땀'
포기했던 대학의 꿈, 소셜번호 받고 다시 도전

오바마 행정부의 불법체류자 추방유예 행정명령이 지난 8월 15일 실시된지 3개월이 지났다. 애틀랜타 한인사회에도 '추방유예' 승인통보를 받고 기뻐하는 한인 서류미비자(불법체류자)들이 늘고 있다. 본지는 스와니에 거주하는 서류미비 한인 A씨(47) 가족의 인터뷰를 통해 추방유예의 생생한 현실을 살펴본다.

▶운명의 날 6월 15일=오바마 대통령이 추방유예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우리 가족의 희망을 되찾았다. 우리 가족은 2000년도에 이민왔지만, 가장인 나의 잘못된 판단으로 2005년 서류미비자, 일명 불체자가 됐다. 7년 세월을 '불체자'의 설움 속에 살면서 구김살없이 사는 딸과 아내 덕분에 버텼다.

이번 추방유예에 해당되는 사람은 12학년인 우리 딸 뿐이다. 딸은 성적이 비교적 우수했지만, '신분문제' 때문에 대입을 절반쯤 포기한 상태였다. 딸에게 '오바마 행정명령'을 보여주며 "다시 공부해보자"고 설득했다. 8월 15일 서류접수 날짜만을 기다리며 이민전문 이영미 변호사와 상담했다. 딸의 서류를 완벽하게 준비한 후 8월 27일에 접수했다. 8월 31일 텍사스 이민국에 서류가 접수됐고, 9월 3일 접수증을 받았다.

▶친절했던 이민국=2주 후, 지문날인 및 사진촬영을 위해 이민국에 출두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10월 4일, 딸과 함께 애틀랜타 이민국에 도착했다. 나 역시 '불체자'이다보니 떨리고 식은땀이 났다. 당장이라도 잡혀갈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아버지다!"라고 몇번이고 다짐했다. 어린 딸을 앞세우고 이민국 현관문을 당당하게 열고 들어갔다.



그러나 이민국 직원은 너무나 친절했다. 여권조회만 간단히 한후 아무 문제없이 입장할수 있었다. 우리 가족 앞에는 20명 정도가 접수를 기다리고 있었다. 30분만에 모든 절차를 마치고 기쁜마음으로 이민국을 나섰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잘돼야 될텐데"라며 딸을 위로했다.

▶2주만에 소셜번호=지문날인 후 온가족이 매일같이 우편함을 들여다봤다. 마침내 10월 26일, 우편으로 딸의 추방유예 승인 및 워킹퍼밋 카드가 날아왔다. 이번엔 소셜 시큐리티 넘버(사회보장번호) 차례다. 11월 7일 여권과 워킹 퍼밋을 지참해 소셜 오피스를 방문했다. 5분만에 일사천리로 모든 절차를 마치고 소셜 접수증을 받았다. '2주 안으로 소셜 번호가 나올 것'이라는 여직원의 말에 온가족이 웃었다. "딸아, 그동안 고생시켜서 미안하다"라고 되뇌었다. 7년의 설움을 딛고, 우리 딸도 당당하게 살수 있다고 믿게 됐다.

▶마침내 받은 운전면허=11월 9일 운전면허에 도전했다. 한인운전학원 말로는 '워킹퍼밋만 있으면 운전면허를 딸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 운전면허국(DDS)에 직접 가보니 '추방유예자는 꼭 소셜번호도 같이 접수해야 한다'며 거절당했다. 운전면허 첫 도전에 실패한 후, 우리 가족은 매일같이 우편함을 들여봤다. 그리고 마침내 11월 13일, 소셜변호가 날아왔다. 너무 기분이 좋아 학교에서 공부하는 딸에게 '축하한다'고 카카오톡을 보냈다.

딸아이가 3시에 하교하자마자 바로 DDS로 갔다. 이번엔 접수창구에 자신있게 소셜번호와 워킹퍼밋을 제시했다. 모든 것이 순식간에 진행돼 마침내 딸아이는 운전면허를 손에 쥘수 있었다. 딸아이는 "엄마, 나 운전면허 붙었게 떨어졌게"라며 전화로 자랑했다. 7년간의 설움이 주마등처럼 눈앞에 펼쳐졌다.

▶부디 내년엔 좋은 소식이= 딸은 밤늦은 지금까지 공부하고 있다. SAT도 2번 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소셜변호가 있으니 대입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답을 대학 측으로부터 들었다. 마침내 공부의 꿈을 되찾은 딸에게 "지난날은 생각하지 말거라. 앞으로 미래만 생각하자"며 딸의 방문을 닫았다.

우리딸은 추방유예로 구원받았지만, 우리 부부는 아직도 서류미비다. 그러나 마침 오바마 대통령도 재선에 성공했다. 이민개혁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한다. 그날을 기다리며 우리 가족은 그동안 이사도 하지 않고, 세금보고도 꼬박꼬박 하고 있다. 부디 내년 2013년에는 좋은 소식이 들릴수 있기를 바라며, 우리 가족과 같은 심정인 한인들도 기운내길 바란다.


정리=이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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