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기자의 눈] 빨간불 켜진 한인들의 정신건강

백정환/사회팀 기자

한인들의 정신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한인가정상담소가 30대부터 80대 한인 12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주변에 우울증 증세가 있다고 답한 비율이 무려 62.8%였다. 또한 한인 커뮤니티에서 정신건강이 문제가 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80.2%였다.

지난 9월 발표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헬스데이터 2012'에 따르면 2010년 기준으로 한국은 인구 10만명당 33.5명이 자살해 34개 회원국 중 1위에 이름을 올렸다. 회원국 평균 자살률 12.8명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장기간 경기침체로 수입이 줄고 팍팍한 이민생활을 해 나가다 보니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한인들이 많아졌다. 더욱이 가족과 친지를 두고 한국을 떠나 온 이민자들은 어려움이 생겨도 딱히 위안받을 곳이 없다.

이런 이유로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수치가 높다.



올해 들어 한인 관련 대형 사건.사고가 많았던 것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연초부터 아들이 엄마나 아버지를 살해하는 직계존비속 살인사건이 잊을만 하면 발생하고 있다. 은행 지점장을 인질로 잡고 경찰과 대치한 경우도 있었고 대학에서 총기를 난사해 함께 공부하던 학생 7명을 숨지게 한 충격적인 사건도 있었다. 이들 중 총기난사 용의자와 어머니를 살해한 20대 한인은 재판부가 정신질환 감정을 의뢰한 상태다.

조사결과에서 또 한가지 주목할 것은 정신적인 문제를 호소한 한인들의 경우 연령대를 가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경제활동으로 한창 바쁠 30~40대부터 은퇴하고 손주들 재롱에 빠져 있어야 할 80대까지 대다수 한인들이 주변에서 우울증을 호소하거나 경험한 사람이 있다고 응답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조사에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한인 청소년들의 문제다.

상담소의 한 카운슬러는 18세 이하 청소년의 경우 자살충동을 경험한 경우가 타인종에 비해 2배 이상 높다고 전했다. 특히 최근 들어 자녀의 게임중독 후유증을 호소하는 부모들도 많아졌다.

이처럼 한인들의 정신건강 문제가 심각하지만 상담소나 병원 등을 찾아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한인은 많지 않은 것은 더 큰 문제다. 한인가정상담소는 선입견 때문에 주위의 눈치를 보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경제적인 문제는 또 다른 걱정거리다. 어려운 살림에 눈에 보이지 않는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비용을 쓰기는 힘들다.

정신과 의사에게 한번 상담받는데 보험이 없다면 100~200달러를 내야 한다. 완벽히 치유되기까지는 몇 회를 받아야 되는지도 알 수 없다. 하지만 가능한 빨리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사건 사고로 발전하고 사회적 문제가 되기 전에 예방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인가정상담소는 예약 후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한인타운청소년회관(KYCC)에서는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상담해 주고 있다. 어려움을 겪는 한인들이 도움을 받아 다음 설문조사에서는 우울증을 호소하는 한인들이 조금이라도 적어지기를 기대한다.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