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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포커스] 일식집에 붙은 한자 안내문

김동필 S&P 팀장

아시아계 인구와 자본력이
최근 급속도로 팽창하면서
커뮤니티간 경쟁 치열해져


얼마 전 아들 생일에 가족들과 함께 최근 문을 연 대형 일식 뷔페를 찾았다. 출퇴근 길에 인접한 곳이라 눈여겨 봐뒀던 곳인데다 한인이 운영하는 업소일 것으로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입구에 들어서면서 '아닐 수도 있다'는 것으로 바뀌었고 언뜻 주방을 들여다 본 후에는 예상이 빗나갔다는 것을 확신했다. 주방 벽면 곳곳에 직원 근무 규정인 듯한 한자 안내문이 붙어있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업주가 한인인지 아닌지의 여부를 직접 확인은 못했지만 일식집의 한자 안내문은 뜻밖이었다. 그동안 일식 레스토랑은 한인 아니면 일본계의 전유물로만 생각했기 때문이다. 성급한지는 몰라도 일식 업계에도 중국계가 진출하기 시작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요즘 중국계의 부상은 두드러진다. 이미 남가주 주택시장에서는 큰손으로 부상했고 든든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업종에서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한인들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다운타운 의류시장에도 중국계의 진출이 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중국계의 부상이 두드러진 것은 상대적으로 긴 이민역사에다 중국 자본의 유입이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모 대형은행은 금융자산 20만달러 이상의 중국계를 상대로 타겟 마케팅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질 정도다.

아시안 커뮤니티의 급성장은 중국계뿐만이 아니다. 얼마 전 조사 전문업체 닐슨은 '아시안 소비자 현황'이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해 관심을 모았다.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미국 내 아시안 인구는 1205만명에서 1820만명으로 51%나 늘었고 구매력도 1990년 1153억 달러에서 올해 7184억 달러로 20년새 6배 이상 증가했다. 5년 후인 2017년에는 구매력이 1조 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인구 증가율이나 구매력 증가율이 히스패닉 커뮤니티를 앞지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구매력의 확대는 소득증가에 기인한다. 아시안 커뮤니티의 가구당 중간소득은 6만3420달러로 미국 전체의 4만9580달러에 비해 1만3840달러나 많았다. 연소득 10만 달러 이상 가구도 28%로 미국 전체의 18%에 비해 10%포인트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구성은 중국계가 22%로 가장 많았고 인도계(19%) 필리핀계(18%) 베트남계(11%)가 뒤를 이었다. 한인은 10%로 5위로 집계됐다.

이처럼 아시안 시장이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이로 인해 주요 기업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걱정도 생긴다.

이대로 가다 보면 커뮤니티간의 경쟁이 심화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각 커뮤니티가 지역이나 업종별로 상권을 형성하고 있었지만 성장이 한계점에 도달하면 변화는 불가피하다. 각 커뮤니티의 축적된 자본들이 다양한 분야로 영역을 넓히는 것이다.

자본은 돈이 되는 곳으로 모이는 특성이 있다. 그리고 영역 확대는 주류 업종보다 타 아시안이 주도권을 쥔 업종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민자들의 선호 업종이 제한적인데다 상대적으로 운영도 쉽기 때문이다. 결국 중국계나 베트남계 자본이 내부 성장으로 한계점에 이르게 되면 한인 강세 업종으로 영역을 넓힐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아시안 커뮤니티간의 경쟁구도가 형성되는 셈이다.

조금 편협한 생각인지는 몰라도 이런 상황이 벌어지면 한인들이 주도권을 쥐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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