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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문제 일으키고도 자리 옮기면 그만?

염승은/경제팀 기자

올 한 해 한인 은행권에는 지난 4년여 동안 찾아보기 힘들었던 활기가 가득했다. 올 연말에 크게 송년회를 여는 은행도 여럿이고 연말 보너스를 지급하는 은행도 제법 된다는 걸 보면서 한인 은행업계 전체적으로 상황이 많이 나아졌다는 걸 느낀다.

하지만 활기찬 모습 뒤에서는 이번 금융위기를 거치며 한인 은행권 스스로 문제라 지목했던 좋지 않은 관행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는 걸 발견할 수 있다. 일부 은행원들이 원칙에서 벗어난 영업 관행을 여전히 행하고 있고 문제 소지가 큰 직원을 아무렇지 않게 다시 채용해 가는 일도 일어나고 있다. 이자율 경쟁으로 서로 손님을 뺏어가는 제로섬 경쟁도 다시 나타났다.

그 핵심에는 인재부족 현상이 있다. 모든 일이 그렇듯 인재 한 명 한 명이 차지하는 역할이 큰 은행업이지만 그 소중함과 필요성에 비해 인재를 스스로 키워내려는 노력은 여전히 부족하다.

지난 2008년에 터진 금융위기 이후 모두가 몸집 줄이기에 치중한 나머지 인재 양성에 힘을 쏟을 여력도 없었던 탓이다. 실력에 비해 몸값이 지나치게 높았던 이들은 그간의 구조조정으로 은행에서 나가게 됐고 남은 이들은 늘어난 업무로 정신없이 보내야 했다.



그런 상황이 올해부터는 많이 바뀌었다. 특히 론 오피서들이 주인공이 되고 있다. 올 들어서는 대부분의 은행이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자연스레 다음 목표가 신규 대출 확대가 된 탓이다.

은행들은 앞다퉈 신규 대출 경쟁에 나섰고 동시에 대출 전문가에 대한 수요도 높아졌다.

12월을 눈앞에 둔 지금이야 잠잠해졌다지만 '대출영업에 실력이 좀 있다' 하는 은행원들에 대한 수요는 더하면 더했지 결코 덜하지 않다는 게 인사 담당자들의 한결같은 반응이다. 게다가 주류 대형은행들까지 한인 은행원 스카우트에 나서 공급은 더욱 줄어들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부정의 경계를 넘나드는 영업 관행이 다시 나타나도 문제를 일으킨 은행원은 큰 어려움 없이 다른 은행으로 자리를 옮기고 있는 게 아닐까. 안걸리면 그만이라는 식으로 들어줘서는 안되는 고객의 요구를 맞춰주고 문제가 생기면 또 다른 한인 은행으로 너무 쉽게 스카우트돼 가는 지금의 모습 말이다. 이미 올해에만 여러 은행원이 은행 자체 감사 등을 통해 문제점이 적발돼 일자리를 떠나야 했지만 이들 대부분은 금세 다른 은행에 새 둥지를 틀었다.

일으킨 문제가 그리 큰 이슈가 아니었기에 새 일자리에서 좋은 실적을 내고 있는 이들도 물론 많고 그들에게 이같은 비판은 다소 불공평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당장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이같은 관행을 이어간다면 좋은 인재를 발굴하고 키워내는 선순환 구조는 만들어지기 어렵다. 좋은 인재를 스카우트하는 것만큼이나 새로운 인재를 키워내는 데 신경을 써야 한다는 말이다.

이는 은행 뿐 아니라 모든 기업들에 마찬가지다. 한해를 마무리 하는 12월을 목전에 둔 지금 장기적 안목으로 인적자원 개발에 대한 고민을 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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