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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박찬호와 오말리의 인연

원용석/사회팀 차장

90년대 초만 해도 '박찬호'라는 이름을 아는 사람은 드물었다. 오히려 그와 73년생 동갑인 '야구천재' 임선동과 '얼짱' 조성민이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인간사 새옹지마라 했던가. 세계선수권을 계기로 스물 한 살의 청년 박찬호는 태평양을 건너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는 역사를 만든다.

그리고 17년간 476경기에 등판해 동양인 최다인 124승(98패 2세이브 평균 자책점 4.36)을 올리는 대업을 달성했다. 일본에서 1승 한국에서 5승을 올린 것까지 합치면 총 130승이다. 한 미 일 프로야구에서 모두 승리를 따낸 선수는 박찬호가 유일하다.

전성기 시절에는 '단군 이래 최고의 애국자'라는 칭송까지 들었던 박찬호. 그가 30년의 외길 선수 인생을 마치고 마운드를 떠났다.



불혹을 앞둔 그가 이제 새로운 꿈을 향해 도전을 시작 다시 태평양을 건너 남가주로 올 예정이다. 야구경영자로 야구인생의 2막을 열겠다고 했다. 흥미로운 건 1994년 자신에게 메이저리그로 올라서는 손을 내밀었던 '양아버지' 피터 오말리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구단주의 손을 다시 잡는다는 것이다.

오말리 구단주는 박찬호에게 아메리칸드림을 이루게 해준 은인이다. 다저스 구단주였을 때 박찬호를 입단시켰던 그는 구단을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에게 매각한 뒤에도 물심양면으로 양자를 지원했다.

박찬호는 은퇴 기자회견에서 오말리와의 특별한 일화를 소개하면서 지난 2009년 필라델피아 시절 은퇴로 고민할 때 다시 일어서게 해 준 것도 오말리였다고 말했다.

"필라델피아에서 선발로 시작해서 중간으로 떨어졌고 구원으로 나선 첫 경기서 4점을 내줘 역전 당했어요. 그리고 LA로 가서 다저스와 3연전을 했는데 '이게 진짜 마지막인가'라는 고민을 하게 됐죠." 박찬호는 3연전의 마지막 날에 일찍 오말리 구단주에게 전화를 하고 집에 찾아가 처음으로 '은퇴'라는 말을 꺼냈다. 그는 앞으로의 진로 걱정과 떨어지는 경기력으로 은퇴를 생각하게 됐다고 솔직히 토로했다. 그때 오말리는 "가족이 사랑하는 아이들이 아파 병원에 가야 되는 것보다 더 마음 아픈 일은 없다"면서 "너무 큰 경력을 쌓았기 때문에 못했다고 걱정할 필요없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즐겁게 던지면 된다"고 격려를 해 주었다.

그러면서 오말리 구단주는 박찬호에게 "할 일이 다양하다. 은퇴는 지금해도 되고 언제가 되든 후회없이 한 다음에 은퇴를 하고 다음 일은 편안하게 사회가 원하고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해라"고 조언을 했다.

진로 문제로 잠을 설쳤던 박찬호는 오말리 구단주의 말에 힘을 얻어 그날 낮경기였음에도 3이닝을 호투하며 무실점으로 막았고 이후 막강 셋업맨으로 활약하며 월드시리즈에도 진출했다. 그날이 6월 8일 다저스전(3이닝 1피안타 무실점)이었다. 그리고 일본인 투수 노모 히데오의 기록을 넘어 124승이라는 아시아인 메이저리그 최다승 기록까지 세웠다.

박찬호는 야구 행정 및 경영 쪽으로 공부를 하고 싶다고 했다. 이번에도 오말리 구단주가 다시 한 번 박찬호를 이끌어줄 은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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