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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업] 12월이 우울한 사람들

수잔 정/소아정신과 전문의

항상 태양이 빛나는 천사의 도시 LA도 가을을 탄다. 11~12월이 되어 햇볕을 쪼이는 시간이 짧아지면 우울증 환자도 부쩍 늘어난다. 계절성 우울장애(Seasonal Affective Disorder)라 불리는 이 우울증은 다른 우울병과 증세는 비슷하지만 태양열의 감소 계절의 변화에 따라서 차이가 크게 난다.

밤이 긴 알래스카에서는 이런 환자들에게 전등불이 환하게 빛나는 특수 램프나 머리에 형광 램프를 쓰게 하여 치료한다고 들었다. 이와 반대로 조울증 환자 중에서 5월이 되면 증세가 심해지는 경우도 있다.

인간의 감정이 외부에서 오는 정신적인 스트레스나 몸 내부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의 영향뿐만 아니라 기후에도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인간의 감정은 다른 포유동물과 마찬가지로 개체의 생존에 필요한 스트레스 반응 즉 플라이트 또는 파이트(flight or fight)에 기인한다. 예를 들어 커다란 개가 다가오면 작은 개나 고양이는 우선 도망치거나(flight) 그것이 불가능할 때에는 싸워야(fight)한다. 인간도 경제적 파산 자녀의 문제 행동 부부 사이의 불화 등이 생기면 자신도 모르게 싸우거나 도망가고 싶은 충동을 불러 일으킨다. 태양열 말고도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에는 떠들썩한 크리스마스 파티와 송년맞이 등으로 즐거워야 된다는(?) 압박감이 외로운 이들을 더욱 우울하게 만든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린 후에 가장 힘든 것은 나의 생활은 완전히 무너져 버렸는데 계절은 여전히 바뀌고 세상은 옛날 그대로 유지된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성탄절이나 설 연말의 밤에 우리는 유난히도 많은 추억거리가 있지 않은가.

어느날 공연히 자리에서 일어나기가 싫고 모든 일에 심드렁하게 재미가 없어지고 온몸이 쑤시거나 아프고 원인없이 피곤해지면 우울증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밤에 잠을 못이루거나 아니면 반대로 하루 종일 잠만 자며 바깥 세상과 차단돼 있다면 문제가 크다. 입맛이 없거나 아니면 쇠를 씹은 듯이 입맛이 바뀌었거나 때로는 너무나 과하게 먹어대는 바람에 몸무게가 늘었다면 이것도 우울 증상의 일부이다.

중년 여성이나 10대 소녀들은 우울해지면 많이 먹어 몸이 비대해진다. 그러니까 더욱 더 집안에만 박혀 있으려하고 혼자서 고립되기 쉽다. 이러는 동안에 학생은 성적이 떨어지고 엄마나 아빠는 직장 출근이 힘들어 지거나 갔더라도 능률이 오르지 않는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자살을 기도한 적이 과거에 있었는지 아니면 지금 그런 계획을 세워놓았는지를 물어봐야 한다. 집안에 총이 있으면 반드시 치워야 한다. 아무리 안전 장치를 해놓고 탄환이 장전되지 않았다 해도 이들은 그 총을 사용해 자살할 확률이 무척 크다. 게다가 술을 마시거나 마약을 쓰는 경우에는 감정을 조절하는 기능을 하는 전두엽이 마비돼 충동성이 더욱 커진다.

45세부터 59세까지의 중년기 남성들에게는 우울 증상이 많이 오고 또한 자살률도 무척 높다. 65세 이후의 노년기 남성 중에는 배우자를 잃거나 심각한 질병에 걸린 경우에도 자신의 소중한 목숨을 끊는 수가 많다.

가족 교회 이웃들이 관심과 사랑을 표시하고 필요하면 치료를 권하자. 이것이 한 해를 마치며 인간의 도리를 지키는 이민자들의 사랑 갚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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