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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업] 자녀 교육, 감정으로 코칭하라

수잔 정/소아정신과 전문의

몇년 전 한국 축구팀이 월드컵 4강에 들었을 때 우리 눈에 띈 사람이 있었다. 히딩크 감독이었다. 그는 선수들의 장점을 찾아서 격려해 주고 미처 본인도 알지 못했던 잠재력을 끄집어내어 불사르게 하였다. 이렇게 선수 개개인을 감동시켜 자신의 능력을 100% 이상 발휘하게 하는 코치의 역할은 아이를 기르는 데에도 똑같이 응용할 수 있다.

특히 중요한 것이 '감정의 코치' 역할이다. 좋은 코치가 되려면 선수들과 시간을 같이 보내고 그들이 좋아하는 것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하는 것처럼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시간을 내어 아이와 같이 놀아주고 관계를 맺어서 세상은 믿고 살만한 곳임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아이가 믿게 해야 한다.

아이가 태어나면 첫 한 해 동안에 성숙된 전두엽의 덕택으로 엄마 얼굴을 기억하고 낯선 사람을 보면 운다. 엄마 아빠 맘마 등의 한 단어짜리 언어도 배워서 열심히 쓴다. 그러나 여전히 좋아하던 공이 이불 밑으로 들어가면 울음을 터뜨린다. 왜냐하면 전두엽의 미성숙으로 보이지 않는 것은 없는 것으로 밖에는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두 살이 되면 아이는 울기는 커녕 숨바꼭질 놀이를 즐길 수 있다. 아무리 눈에는 보이지 않더라도 이미 아이의 두뇌 속에는 엄마나 공의 형상들이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이때 쯤 동생이 태어나면 아이의 감정에는 큰 소용돌이가 친다. 엄마의 사랑을 뺏긴데 대한 슬픔 분노 외로움 등 온갖 감정에 휩싸이기 때문이다.



이럴 때 부모는 아이의 혼돈된 감정에 이름을 붙여 줄 수 있다. "엄마가 애기 젖먹이느라 너와 놀지 않아서 혼자 심심했지?" 아니면 "화가 났어?" 또는 "속상했지?" 같은 설명을 통해 아이는 자신이 그때마다 느끼는 감정에 이름표를 붙이는 것이다. 훗날 무슨 일로 아이가 속상하거나 화가 나거나 슬퍼지면 바로 이 단어들을 사용해 자신을 표현할 수 있다. 이런 경우에 부모님의 칭찬을 듣게 되면 '승화(sublimation)'라는 방어기제까지 배우게 된다.

'방어기제'란 자신의 심리적 고통을 덜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하는 행동을 말한다. 가령 세 살 짜리가 마루에 똥을 싸놓고서 '나는 안쌌어' 라고 부인해 버리면 본인은 창피하지도 않고 마음이 편하다. 이것은 일부러 거짓말을 하는 것과는 다른 무의식적 행위다. 이를 '부인(denial)'이라 하는데 가장 유치한 방어기제이다. 80세의 할아버지도 전두엽 기능이 손상된 치매에 걸렸다면 똑같은 행동을 할 수 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아이들은 퇴행하기 쉽다. 기저귀를 떼었던 아이가 바지나 침대에 오줌을 싼다. 이때에 어떤 코치는 창피를 주어서 문제를 고쳐보려고 '키를 쓰고 옆집에 소금 얻으러' 가게 하고 어떤 코치는 친한 이웃에게 갓난 아기를 맡기고서 아이와 둘만의 시간을 가지며 옛날의 배변습관을 즐겁게 복습하여 자신감을 불어 넣어준다.

만일 아이가 아홉번 실패하고서 열번 만에 성공했다면 그것을 지켜보았다가 칭찬해 줘 보라. 아이는 용기 백배하여 '나는 착한 애야 엄마는 날 사랑해'라는 굳은 믿음 갖게 된다. 이것이 바로 감정 코칭이다. 그리고 슬픔이나 화를 오히려 더 좋은 형이나 언니로 되게 활용하는 승화의 기제를 배우게 하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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