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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Report] 한국의 휘는 기술, 세계 휘어잡다

[조인스] 기사입력 2013/01/10 10:10

최대 가전전시회 CES 결산

사용자의 명령을 충실히 이행하는 수준을 넘어 사용자의 마음을 알아채는 기술로 진화한다. 11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막을 내리는 '소비자가전전시회(CES) 2013’은 진정한 ‘스마트 기술’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지금까지 접해본 스마트 가전은 ‘무늬만 스마트’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폴 제이컵스 퀄컴 최고경영자(CEO)는 기조연설에서 “이제 스마트 기기들이 ‘디지털 육감(sixth sense)’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 기기가 감수성을 갖고 소비자의 의중을 파악한다는 뜻이다.

실제 삼성전자의 스마트TV F8000 시리즈는 사용자가 어떤 프로그램을 즐겨 보는지 파악해 실시간으로 이에 맞는 방송을 검색해 추천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사용자가 리모컨에 대고 “뭐, 볼 만한 것 없어?”라고 두루뭉술하게 물어도 평소 취향을 감안해 좋아할 만한 프로그램을 골라준다는 얘기다. LG전자의 ‘스마트 홈 서비스’ 또한 진일보한 형태다. 집 안 거실에서 소파에 앉아 TV로 요리가 완성되려면 얼마나 걸리는지, 세탁기에서 빨래가 다 됐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안승권 사장은 “지금까지 가전업체들이 기술과 성능 경쟁에 치중해왔다면, 이제는 고객이 스마트한 삶을 실제로 누리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스플레이의 끝없는 진화=9일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우남성 사장의 기조연설은 디스플레이 진화의 끝을 보여줬다. 그는 “부품과 솔루션이 인류의 삶을 바꿀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의 소개로 무대에 나온 브라이언 버클리 삼성디스플레이 연구담당임원은 스마트폰 신제품을 들고 나와 디스플레이를 마구 휘어보였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의 표면을 기존의 유리 대신 매우 얇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 깨지지 않고 종이처럼 휘어지는 게 가능해졌다. 이어 버클리가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접혀있던 디스플레이를 펼치자 하나의 태블릿PC로 변신했다. 그는 화면 한쪽이 둥그스름하게 만들어진 스마트폰도 공개했다. 케이스로 스마트폰을 덮어도 노출된 둥근 옆면에는 방금 들어온 문자메시지가 자막처럼 흘러갔다. 이런 기술을 소개하는 동안 관람석에선 여러 차례 박수가 터졌다. 행사장 주변에선 “휘는 스마트폰 디스플레이는 한국 기업만의 압도적 기술”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분위기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등장하면서 절정에 달했다. 연단에 선 클린턴은 기술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등에 대해 30분가량 설명했다. 스리랑카에서 어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휴대전화를 지급하는 것만으로도 생선 가격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파악할 수 있어서 이들의 수입이 30%가량 늘었다는 것이다. 그는 “자선단체들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스마트폰을 주는 방안을 우선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격자에서 경쟁자로 나선 중국=스마트폰 분야는 중국 업체들의 잔치가 됐다. 중국 업체들은 삼성·LG가 신제품을 선보이지 않는 상황을 고성능 스마트폰 ‘데뷔 무대’로 삼았다. 세계 스마트폰 업계 3위인 화웨이는 세계에서 가장 큰 6.1인치 화면을 장착한 ‘어센드메이트’를 내놨다. 갤럭시노트2(5.5인치)보다 0.6인치 크다. 배터리 용량도 4050mAh로 갤럭시노트2(3100mAh)보다 950mAh나 크다. 자체 제작한 1.5㎓ 쿼드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했고 화질도 HD급(1280X720픽셀)이다. ZTE는 전략 스마트폰 ‘그랜드S’를 30개나 전시했다. 그랜드S는 삼성전자나 애플에서도 나오지 않은 풀HD(1920X1080픽셀)를 적용한데다 쿼드코어를 탑재한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얇은 6.9㎜ 두께를 선보였다. 레노버도 5.5인치 풀HD 디스플레이에 6.9㎜ 두께의 스마트폰을 내놓으면서 ‘저가 휴대전화 판매회사’라는 이미지를 벗었다. 익명을 원한 업계 관계자는 “그랜드S는 7.6㎜인 아이폰5, 8.6㎜인 갤럭시S3보다 얇다”며 “하드웨어만 놓고 보면 중국은 이제 추격자가 아닌 경쟁자”라고 말했다.

중국은 대형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도 만만찮은 기술력을 뽐냈다. 삼성전자가 부스 입구에 세계 최대인 110인치 UHD TV를 전시해 주목을 끌었으나 중국의 하이얼·TCL·하이센스도 나란히 110인치 제품을 선보였다.

◆PC·3D는 추억 속으로=올해 CES부터 ‘소프트웨어 강자’ 마이크로소프트(MS)는 불참을 선언했다. MS는 2003년 컴덱스가 막을 내리자 20여 년 동안 CES에 참가했다. 빌 게이츠가 12번 기조연설을 했고 스티브 발머 CEO도 지난해까지 4년 연속 기조연설자로 나섰다. 표면적인 이유는 매년 1월에 신제품을 내놓기 어렵다는 것이지만 최근 모바일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PC의 설 자리가 줄어든 것이 이유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크게 주목받은 3D TV에 대한 관심도 올해는 크게 줄어들었다. 3D 콘텐트가 기대했던 것만큼 쏟아져 나오지 않는데다 안경을 써야 하는 불편이 있기 때문이다. LG전자가 맨눈으로 보는 ‘무안경 3D’를 선보였지만 적정 시청거리를 벗어나면 효과가 떨어지는 한계를 드러냈다. 삼성전자 김현석 부사장은 “3D 연구를 계속하겠으나 우리가 가야 할 길인지는 다시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박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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