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기자의 눈] '무이구곡도'를 만나러 가다

이재희 사회팀 차장

영화 ‘샤이닝’으로 유명한 감독 스탠리 큐브릭의 사진과 필름 전시회가 오는 6월 30일까지 LA카운티미술관(LACMA)에서 열린다. 좋아하는 감독, 좋아하는 영화는 아니지만 ‘한번 가볼까’ 하는 마음이 든다.

조선시대 최고 걸작으로 현존하는 무이구곡도 가운데 가장 오래된 조선 중기 문신 창주 이성길의 ‘무이구곡도’가 24일부터 LACMA에서 선보인다. 한국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대여한 작품이다. LA에서 보기 힘든 작품이다. 이번 기회가 아니면 언제 LA에서 볼 수 있을지 모른다. 천상 한국에 가야, 마음먹고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아가야 볼 수 있는 작품이다. 하지만 무이구곡도가 전시되는지도 몰랐다.

평소에도 그랬다. 반 고흐 같은 유럽과 미국의 유명화가 전시회는 찾아다니면서 가까이 있는 LACMA의 한국실은 취재 때문에 한 번 방문한 것을 제외하고는 가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확장해 개관한 패서디나 퍼시픽 아시아 박물관의 한국실도 가본 적이 없다.

미국에 있는 한국 문화재에 대해 취재했다. 한국관이나 한국실, 한국 코너가 있는 미국 내 박물관과 미술관은 30여개로 생각보다 많았다. 한국실을 찾은 관람객들은 한국 문화재와 미술품에 감탄한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이소영 큐레이터는 “고정 팬이 있다. 2개월에 한 번씩 하는 투어에 참석한 한 미국인은 ‘이 공간(한국실)이 뉴욕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찬사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미시간대 미술관의 낫수 오요베 큐레이터는 “관람객들은 하나같이 한국 문화재의 아름다움과 신비스러움에 감동한다”고 전했다.

그럴 것도 같다. 기자도 한국실에는 가지 않으면서 유럽이나 미국 작가의 전시회에는 관심을 가지니까. 미국인에게 한국 문화재나 미술품은 색다르고 신기할 테니까. 그래서 찾아가서 볼 마음이 생길 테니까.

하지만 이는 한국실을 가 본 관람객에 한한다. 사실 한국실을 찾는, 한국 문화재나 미술품 관련 전시회를 관람하는 미국인은 많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기자부터도 우리 것에 대해 모르고 소홀했다. 다른 한인들도 기자와 별반 다를 것 같지는 않다.

한국실 담당 큐레이터들은 한인 커뮤니티의 관심을 당부했다. 호놀룰루 미술관의 레사 그리피스 홍보 디렉터는 “다양한 한국 미술품을 소개하고 더 많은 한국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한인 커뮤니티의 지원과 관심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피바디 에섹스 박물관의 휘트니 다이크 홍보 담당자는 “한국 정부 및 한인 커뮤니티의 지원을 기다리고 있다”고, 패서디나 퍼시픽 아시아 박물관의 지연수 큐레이터는 “특히 젊은 세대가 관람했으면 한다”고 부탁했다. 보스턴 미술관의 제인 포탈 큐레이터는 “관람객이 많이 찾아 줄수록 또다른 전시 기획, 또다른 프로그램 계획을 세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내 더 많은 한국관과 한국실이 생기길 바란다면 가봐야한다. 당장 무이구곡도를 보러 LACMA에 가봐야겠다. 간 김에 1년 4개월에 걸친 복원 작업 끝에 2011년 선보인 미국 내에서 가장 크다는 한국 불화 ‘석가여래설법도’도 봐야겠다.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