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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그 많던 멕시칸은 어디로 갔을까

안유회/특집 에디터

최근 가주정책연구소(PPIC)가 흥미로운 사실을 하나 발표했다. 가주에 유입되는 이민자의 대세가 라틴계에서 아시안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본지 1월 18일자 7면> 우리도 흔히 가주로 들어오는 이민자하면 라틴계 특히 멕시코 출신을 떠올린다. 이 오랜 물결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PPIC는 센서스국의 통계를 인용해 2001년과 2011년 10년 사이의 변화를 비교했다. 2001년 가주에 들어온 이민자의 42%는 중남미였고 그 중 다수는 멕시코 출신이었다. 아시안은 37%였다. 2011년에는 가주 유입 이민자 27만여명 중 아시아 출신이 15만을 넘어서며 57%를 차지했다. 라틴계는 22%에 머물렀다.

멕시코를 비롯한 중남미는 가주와 붙어있는 이웃이다. 아시아는 태평양을 건너 멀다. 그런데 바다 건너 오는 아시아 출신이 중남미 출신보다 2.5배나 많다. 의아하다. 10년 사이 라틴계와 아시안 유입 인구의 극적이 반전은 경기가 좋지 않고 일자리가 줄었다는 점을 감안해도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도대체 그 많은 멕시코 출신은 어디로 갔을까?

지난해 11월 24자 이코노미스트지는 이 의문에 답을 줄 수 있는 기사를 하나 실었다. '미국은 중요도가 높아지는 이웃을 다시 볼 필요가 있다'는 제목의 기사였다. 여기서 '이웃'은 멕시코를 말한다. 이 기사는 미국이 멕시코의 변화에 무지하다고 꼬집었다. 실례로 6시간에 걸친 대통령 후보 토론에서 버락 오바마와 조 바이든은 단 한 차례도 멕시코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중국은 60회나 언급됐다. 멕시코는 예전의 멕시코가 아닌데 멕시코를 바라보는 미국인의 시각은 변하지 않은 것이다.



왜 멕시코 인구의 가주 유입이 10년 사이 극적으로 변했을까? 이 기사가 제시하는 '멕시코의 변모'에서 2가지 근거를 찾을 수 있다.

첫째는 출산율의 급감이다. 1960년대 멕시코 여성은 평균 7명의 아이를 낳았다. 지금은 2명이다. 멕시코의 출산율은 10년 이내에 미국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평균 7명의 아이를 낳았을 때는 모르지만 한 집에 자녀가 둘이라면 불법체류를 감수하면서 미국에 보낼 아이가 있을까?

두번째 이유는 일자리 증가다. 멕시코는 이미 평면TV와 블랙베리의 세계 최대 수출국이다. 자동차와 항공기 등 많은 분야에서는 세계 최대 수출국으로 올라서고 있다. 현재의 속도대로라면 멕시코는 2018년까지 중국을 제치고 미국에 가장 많은 제품을 수출하는 나라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년 사이 중국의 임금이 5배 오르고 유가가 불안해지자 전세계 기업이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의 이웃 멕시코로 공장을 옮긴 결과다. 공장이 많아져 일자리도 늘어나고 출산율이 줄어드니 미국의 국경을 넘을 일이 없어진 것이다. 현재 멕시코의 실업률은 미국의 거의 절반 수준이다.

한 번 시작된 흐름은 쉽게 멈추지 않는다. 멕시코 출신의 유입은 앞으로도 줄어들 것이다. PPIC 보고서는 라틴계 이민자가 줄면서 가주내 불체자가 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미 고국으로 돌아가는 멕시칸의 숫자는 미국으로 오는 멕시칸을 넘어서기 시작했다. 미국내 멕시칸도 합법 체류자가 불법 체류자 숫자를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예전처럼 멕시칸이 대규모로 미국으로 들어오는 일은 없다는 것이다. 대신 아시안이 몰려오겠지만 이들은 고학력자이다. 이런 변화는 한인 타운의 모습도 바꿀 것이다. 당장은 아니겠지만 중장기적으로 값싼 노동력이 넘치는 시대는 다시 오기 어렵다고 봐야 할 것이다.

안유회 <특집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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