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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포커스]정치인 흉내 제대로 내라

김동필 / 취재 에디터

하수 정치꾼의 행태를
따라할 것이 하나라
베테랑 정치인 배워야


정치의 계절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한국 총선을 시작으로 미국과 한국의 대선이 있었고 다음 달에도 LA시장과 시의원 등을 뽑는 선거가 치러진다. 체류신분에 관계없이 두번씩은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셈이다.

선거의 순기능 중 하나는 정치인과 유권자의 거리를 좁힌다는 점이다. 평소 보기 힘든 정치인도 선거철에는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당연히 한인사회에도 정치인들의 방문이 이어졌고 귀가 솔깃해지는 얘기도 들었다. 비록 형식적인 것이 많고 '립 서비스'일 망정 모처럼 유권자의 권리를 만끽했다.

'정치인'이라는 직업에는 다양한 정의가 있지만 표면적으로 나타나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우선 언제나 웃는 얼굴이다. 웬만큼 난감한 상황이 아니고서는 유권자들 앞에서 절대 화를 내거나 얼굴을 찌푸리는 법이 없다. 비록 밀가루나 계란 세례를 받더라도 의연한 모습을 유지하려 애쓴다.



한국 국회를 취재했던 사진기자에게서 들은 이야기도 이런 단면을 보여준다. 심하게 보좌진을 나무라던 의원을 향해 "의원님 사진 한장 찍으시죠"라고 했더니 금세 미소 띤 얼굴로 변하더라고 한다. 얼굴을 180도 정도 돌리는 그 짧은 순간에 표정도 180도 바뀐 것이다.

두번째는 말을 참 잘한다는 점이다. 베테랑 정치인들의 연설은 좌중을 압도한다. 다양한 소재와 화법으로 듣는 사람들을 매료시킨다. 마치 저 사람에게 표를 던져야만 국가가 발전하고 삶이 편안해질 것 같은 신뢰감을 준다. 본인이 내뱉은 말에 대한 책임 여부는 별개의 문제이긴 하지만.

세번째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아군도 없다는 것이다. 목적 달성이나 정치 생명과 관련된 문제라면 비록 상대가 원수라도 협상의 여지는 남겨둔다. 절대 배수진을 치거나 상대방을 막다른 곳으로 몰아세우지 않는다. 정치는 주고 받는 협상의 예술이라는 원칙에 충실한 것이다.

사실 정치인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언급하는 특징들이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생각이다. 항상 웃고 말 잘하고 협상력이 뛰어난 것이 나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한인사회에는 정치인 흉내를 내는 사람들이 꽤 있다. 정치권과의 연결 고리를 이용해 이익을 얻고자 하거나 단체 활동을 하며 영향력 유지에 골몰하는 이들이다. 그런데 영 서툴다. 정당한 비판에도 얼굴부터 붉히고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는 논리적 언변 대신 육두문자와 고성이 앞선다. 어깃장도 통하지 않으면 당신들끼리 잘해 보라는 식으로 막다른 선택을 한다. 이것으로도 성에 차지 않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법정으로 끌고 간다. 판사들도 참 난감해 할 일이다. 참신하고 유능한 인물들이 타운단체 참여를 꺼리는 이유 중 하나다. 발을 담그는 순간 자신도 비슷한 평가를 받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정치인 흉내를 내려면 제대로 내야 한다. 하수 정치꾼의 행태를 따라할 것이 하나라 베테랑 정치인의 수를 배울 필요가 있다. 웃으면서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하고 실타래처럼 꼬인 상황에서도 합의점을 찾아낼 줄 알아야 한다.

한인사회에는 다양한 단체들이 있고 나름의 존재 이유도 있다. 이민생활에 애로를 겪는 한인들에게 꼭 필요한 혜택을 주는 단체도 많다. 그러나 일부 반 정치꾼에 의해 잘못된 길을 가는 단체가 있다면 없느니만 못하다. 커뮤니티 전체의 격만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본인은 뒷짐 지고 '감놔라 대추놔라' 훈수만 하는 것도 별로지만 '정치꾼'들이 목청을 높이는 것도 꼴불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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