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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우정의 종각' 반짝 관심 안 된다

이수정/사회팀 기자

넓은 잔디밭과 태평양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샌피드로 앤젤레스 게이트파크(3601 Gaffey St. San Pedro)에는 우정의 종각이 건립돼 있다.

주말이면 여행객과 장거리 방문객들이 찾아와 휴식을 취하고 간다.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들 사이에서는 새해맞이 3.1절 독립기념일 광복절 등 주요 기념일에 타종식을 갖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1976년 한국 정부가 미국 독립 200주년을 기념해 기증한 우정의 종각의 관리 책임은 현재 LA시에 있다. 하지만 LA시 공원관리국이 예산 부족으로 관할지역 공원 청소 인력을 5분의 1로 대폭 감원하면서 매달 한 차례만 청소가 실시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우정의 종각은 언젠가부터 조류 배설물과 쓰레기 등으로 낙후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한국 정부로부터 5만5000달러를 지원받아 부식된 우정의 종각 종 고리를 교체했지만 종각 표면 보수작업 및 부식방지(2단계) 종각 단청 등 재단장(3단계) 비용으로 약 30만 달러가 더 필요했다. 신연성 LA총영사와 LA 한국문화원 등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지난달 28일 한국 문화체육관광부는 우정의 종각 전면 보수를 위해 LA한국문화원에 27만5000달러(3억 원)의 예산을 지급한다고 발표했다. 우정의 종각 보존위원회는 지난 8일 LA총영사와 만나 올해 제야의 종 타종식을 기점으로 LA는 물론 전국적인 우정의 종각 보존 캠페인을 벌이고 종각 보수에 필요한 50만 달러를 각급 정부 지원과 기금 모금 등을 통해 모아 내년 상반기에는 종각 보수를 시작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이로써 그간 방치돼 있던 한미 우호의 상징 '우정의 종각'은 다시 새 모습을 찾을 수 있게 됐다. 그렇다면 이것이 끝인가.

지금 시점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한인사회의 관심이다. 많은 돈을 써서 보수공사를 한들 관심이 없어지고 소홀해진다면 또다시 보수공사를 해야할 시점이 오게 될 것이다. 누구나 우리 문화가 중요하고 소중하다는 것은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문화를 보존하는데 어떤 노력을 하냐는 질문에 잘 답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얼마 전 우정의 종각에 관심이 많다는 한 독자로부터 제보를 받았다. 우정의 종각 입구 인근에 있는 한국 전시관이 리모델링 공사 이후에도 너무 초라해 슬프고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는 내용이었다. 우정의 종각은 우리에게 자부심이고 자랑이라고 말한 이 독자는 우정의 종각 보존위원회라는 단체에 대해 서운한 감정을 표하기도 했다. 글 마지막에는 "한인 공동체에서 협동하여 한국을 보여줄 수 있는 아름다운 장소를 더욱 빛낼 수 있는 방법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이 독자의 말처럼 우리가 관심을 갖지 않으면 아무리 훌륭한 우리 문화도 빛을 발하지 못한다. 우리 모두가 우리 문화의 무엇이 어떤 부분 때문에 우리 문화가 소중하고 가치 있고 보존.계승되어야 하는 이유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또한 말과 같이 쉽게 행동으로 하고 있는지 스스로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

오늘 하루 소중하고 중요한 우리 문화를 지키는 데 내 스스로 과연 무슨 노력을 하고 있을지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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