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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다큐멘터리 '분리된 가족들'

구혜영/사회팀 기자

5일 북한이 정전협정 백지화를 발표했다. 핵무기로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겠다는 선전포고와 함께다.

3차 핵실험 이후 강력해진 유엔의 대북제재 움직임과 한.미간 합동군사 훈련이 포착되자 수세에 몰린 북한의 선택이다.

예상되는 북한의 행보는 4차 핵실험 장거리로켓 발사 대남도발 잠수함 기동훈련 강화 등이다. 처음부터 북한이 손에 든 카드는 그것밖에 없었는지도 모른다.

지난달 12일 샌타모니카 랜드연구소에서 만난 브루스 베넷 박사는 이미 이런 상황을 예견했었다. 단순 핵실험만으로 끝나지 않을 거라 전망했던 그는 "핵 도발은 불안한 김정은 정권의 유일한 카드이자 체제 약화의 상징"이라며 "북한의 붕괴를 걱정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전했다. 취재내용 중엔 '영변 핵시설 과학자 탈북유도' '동북공정급 중국정부 압박' '군무기 업그레이드' 등이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중 하나인 '사병 복무기간(18개월) 단축'에 대해서도 날카로운 비판이 이어졌다.



역시 예상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전쟁이었다. 그리고 2시간 내내 이어지던 핵개발과 정치적 대응 대북제재 한도에 대한 대화가 한순간에 멎었다. 베넷 박사는 지난 2008년 발견된 옛 러시아 장부 내용을 소개했다. 장부는 1993년 미국과의 전쟁을 고려하는 김일성이 김정일에게 '만약 패전한다면 어떻게 해야하느냐?'라고 물으며 시작된다. 김정일의 답은 이렇다. "북한 없는 세계가 무슨 소용이냐. 지구를 폭파해버리겠다."

정확히 63년 전 6월 우리는 이 최악을 맛봤다. 젖먹이가 땅바닥에 나뒹굴고 어머니와 아들이 생이별했다. 포탄과 피비린내 자욱한 고향을 떠나 뿔뿔이 흩어진 가족들은 한평생 서로 그리워하다 잊혀져 갔다. 분리된 나라의 분리된 가족들이다.

현재 혹시나 북녘땅 어딘가에 살아있을까 기도하며 살아가는 미주 내 이산가족 1세는 약 10만 명. 대부분 70~90대다.

다큐멘터리 '분리된 가족들(Divided Families)' 프로젝트 팀은 이 슬픈 현실에 주목했다.

실향민인 조부모의 눈물을 보고 자란 제이슨 안(29) 유진 정(29) 감독 백지은(26) 프로듀서는 2009년부터 뉴욕.보스턴.LA.서울 등지를 오가며 이산가족 17명의 이야기를 담아왔다. 애초 2010년 개봉 예정이었으나 자원봉사자와 후원금 부족에 부딪쳐 오늘까지 오게 됐다. 시간이 더 흐르기 전 영상을 통해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이 잊혀져 가는 이들의 어제와 보듬어야 할 내일을 이해할 수 있다면 뭐든 하고 싶다는 순수한 마음이 느껴진다.

최근 프로젝트팀은 다큐멘터리 제작비를 위해 후원금 모금 사이트(www.kickstarter.com/projects/dividedfamilies)를 개설했다. 오는 26일 마감하고 후원금은 마저 촬영하지 못한 분량(25%)을 마무리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7일 유엔본부의 대북 제재결의안이 통과됐다. 정치와 이념을 떠나 전쟁은 무조건 안 된다. '이로운' 전쟁은 세상에 없다.

▶문의: www.dividedfamilies.com 또는 jieun@dividedfamili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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