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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섬기는 교황, 표절하는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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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중앙일보] 발행 2013/03/22 미주판 24면 기사입력 2013/03/21 20:47

신승우/사회팀 차장

단칸방에 살고 버스로 출퇴근하는 '서민 교황'이 종교인은 물론 비종교인에 이르기까지 전세계에서 큰 화제를 뿌리고 있다.

물론 이제 교황으로 선출되었기에 바티칸 소재 교황의 거처에서 생활하겠지만 선출 이전 추기경이라는 직분임에도 검소하게 살았던 그의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영감과 교훈을 주고 있다. 본명이 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인 새 교황은 이름을 프란치스코라고 지었다.

13세기 가난하고 억압당한 자들의 옹호자로 알려진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에서 이름을 차용함으로써 부패한 교황청을 개혁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추기경 시절 에이즈로 죽어가는 환자의 발을 씻기고 입을 맞추기도 했다는 일화가 소개되자 사람들은 자신을 낮춰 남을 섬기는 진정한 종교인의 모습을 보여줬다며 그의 교황 선출을 더욱 반기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행보는 한인사회에도 큰 귀감이 되고 있다.

신앙 생활을 하는 한인들의 비율은 한국에 비해 무척 높다. 특히 가톨릭과 개신교 즉 기독교 신자들의 비율은 절대적이다.

새로운 교황의 모습에서 보듯이 종교 지도자의 모습은 수천 수만 명의 일반인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평신도들은 지도자들이 전달하는 메시지뿐만 아니라 그들의 삶을 보면서 진정한 신앙인의 모습이 무엇인지 배우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최근 연일 보도되고 있는 사랑의교회 오정현 담임목사의 박사논문 표절 사건은 여러모로 유감이다. 당회 측이 조사 결과를 발표할 당시 징계라는 표현 대신 이를 순화시켜 권고라고 했지만 사실상 징계라고 봐야한다.

당회는 6개월 설교 금지 사례비 삭감 등의 권고안을 공개했지만 조사위원회는 자신들이 제안한 1년 정직 2년 뒤 재신임 방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솜방망이 처벌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담임목사는 신도들에게 말씀을 가르치는 위치에 있다. 만일 남의 지식을 몰래 훔쳐 논문을 썼고 그로 인해 박사학위를 받았다면 양심상의 문제를 넘어 죄라 할 수 있다.

만일 내가 다니는 대학의 교수가 내 자녀가 다니는 대학의 교수가 논문을 표절해 학위를 받고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면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생각해본다.

당회 측의 결과가 발표되기 전 오 목사는 교인들 앞에서 표절하지 않았다고 울먹이면서 억울하다는 심경을 드러냈었다. 표절이 밝혀지면 담임 목사직에서 사임을 하겠다고 교인들과 약속을 하기도 했다.

교계 지도자들이 수많은 신도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재삼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종교 지도자들에 대한 도덕적 잣대는 여타 사회인과 같을 수 없는 것이다. 또한 사랑의교회가 한국 기독교계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생각한다면 한국 전체 기독교계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라고 볼 수 있다. 기자는 오 목사가 미국에 있을 때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 그래서 더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깨끗하게 현실을 받아들이고 언제가 될진 모르지만 자숙하며 다시 하늘의 부르심을 기다리는 '열정의 비전메이커'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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