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20/20] 온라인 시대의 신문 읽기
김완신/논설실장
신문은 종이가 발명되지 않았다면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다. 첨단기술이 없던 시절에는 '문자를 기록할 수 있는' 종이가 유일한 정보전달의 매개체였다. 그러나 지금은 컴퓨터와 IT의 발달로 종이 없이 다수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신문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다는 말이 나온다. 그러나 이는 '종이'를 수단으로 하는 신문의 입지가 좁아졌다는 뜻이지 기사를 통한 신문의 보도.논평 기능이 불필요해졌다는 의미는 아니다.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은 2년 전 남동부 지역의 신문 60여개를 구입했다. 신문에 미래가 없다면 그는 절대로 투자하지 않았을 것이다. 버핏은 "주변과 세상에 대한 관심이 존재하는 한 신문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실제로 지난해를 기준할 때 구독자수가 늘어난 신문들도 있다. 신문발생부수조사기관인 ABC가 작년 4월부터 9월까지 조사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월스트리스저널(WSJ)의 경우 발행부수가 230만부로 전년에 비해 9.4% 증가했다. WSJ이 신장세를 보인 것은 종이신문 구독은 6만부 줄었지만 온라인과 모바일 기기의 유료 독자수가 25만7000명 늘어나 종이신문 구독자 감소분을 크게 앞질렀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의 경우는 이미 온라인 유료 구독자를 89만6000명 확보해 전통적인 종이신문 구독자 71만7000부를 넘어섰다. 온라인 구독이 오프라인은 넘어선 신문은 뉴욕타임스가 유일하다. 온라인 구독자 증가로 뉴욕타임스는 발행부수가 전년에 비해 약 40%가 증가해 신문산업이 위리기라는 말을 무색하게 했다.
현대인들은 정보가 범람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전통적인 미디어외에도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창구가 다양해졌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을 통해 무수한 정보가 양산되고 무차별적으로 확산된다. 이중의 상당수는 신뢰할 수 없는 내용들이 차지한다. 변화하고 다양해지는 미디어 환경에서 신문이 가야 할 방향에 대해 WSJ의 로버트 탐슨 편집장은 '고급 독자를 위한 양질의 콘텐트 생산'를 강조한다. 뉴스거리를 엄선해 정확하게 보도하는 기능과 콘텐트에 대한 무한책임이 신문이 살아남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이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에 상관없이 신문읽기는 경쟁력이다. 또한 단편적으로 뉴스를 접할 때 생기는 지식의 편식을 막고 사회를 보는 시간에 대한 균형감도 유지시킨다.
한국에서 7일은 '신문의 날'이다. 1896년 발간된 최초의 순국문 신문인 '독립신문'의 창간일을 기념해 제정됐다. 당시 독립정신과 민족의식 고취를 목적으로 발행된 독립신문의 창간사에는 이런 글이 나온다.(현대어 의역)
'우리 신문은 남녀노소 빈부귀천에 상관없이 신문을 통해 외국 물정과 국내 사정을 알게 하자는 뜻이니 우리 신문을 보면 새 지각과 새 학문이 생길 것을 미리 안다.… 신문을 통해 조선인의 소견과 지혜가 발전하기를 바란다.' 117년 전 작성된 창간사지만 종이 없이 신문이 발행되는 첨단시대에도 여전히 '신문읽기'를 권하는 글로 부족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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