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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20]한반도 대화 국면서 소외 되나


안유회 / 특집팀장

북, 미국과의 대화 치중
남한 대화제의엔 냉담
박 정부 적극 개입 필요



지난 15일 오후 2시 50분께 보스턴 마라톤 결승선 부근에서 두 차례 폭발음이 들렸다. '보스턴 테러'가 발생한 그 시간 이후 미국과 한국의 언론에서 완전히는 아니지만 거의 밀려난 이슈가 있다.

바로 북한 문제다. 보스턴 테러 이전까지 한국과 미국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의 하나였던 북한 이슈는 뒷전으로 밀렸다.

이때까지 북한은 유례가 없이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었다. 정전협정 파기부터 '서울 불바다'를 연상시키는 미국 타격과 대륙간 탄도 미사일 언급까지 북한은 가능한 카드를 쏟아부었다. 여기서 결판을 내자는 것 같았다. 그리고 국면은 대결과 긴장, 전쟁 위협에서 대화로 막 넘어가던 참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11일 대화를 제의했다. 박 대통령은 새누리당 의원들과 만찬에서 "북한과 대화할 것"이라고 직설적으로 말했다. 물밑에서 북한과 접촉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퍼지자 통일부가 나서서 "그런 단계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취임 후 처음으로 12~14일 한국과 중국, 일본 순으로 동북아시아를 방문했다. 한편에선 북한의 또 다른 핵실험으로 긴장이 계속됐지만 국면이 바뀌고 있는 신호로 해석하기 충분했다.

15일 미국 국무부는 윌리엄 번즈 국무부 부장관이 22~29일 아시아를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외교를 담당하는 국무부의 장관과 부장관이 한 달 동안 같은 지역을 연이어 방문하는 것이다. 같은 날 백악관은 "북한이 국제 의무와 한반도 비핵화를 준수하는 등의 기본 원칙에만 동의한다면 다른 길을 택할 수 있다"고 대화를 암시했다.

그리고 보스턴 테러가 발생했고 북한은 어찌 보면 테러의 가장 큰 피해자의 하나가 됐다.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는 16일 중국 신화망에 기고한 글에서 "북한은 미국과 총결산할 때가 도래했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힌 바 있다. 총결산을 위해 카드를 쏟아부었는데 갑자기 터진 대형 사건으로 그 효과가 반감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보스턴' 이후 북한 문제는 어떻게 진행됐을까? 남한과 북한, 미국과 중국이 내놓는 성명에서 '대화'는 키워드로 부상했다. 국면은 확실히 대화 쪽으로 가고 있다.

하지만 대화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샅바싸움은 초반부터 치열하다. 북한은 17일 미국의 대화제의를 "기만의 극치"라고 비난했다.

그동안 미국이 약속을 깼다고 주장한 북한은 "대화를 반대하지 않지만 핵몽둥이를 휘둘러대는 상대와의 굴욕적인 협상탁에는 마주 앉을 수 없다"고 치받았다.

같은 날 케리 장관도 연방하원에서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향한 상당히 철석같은 개념이 없다면 우리는 보상을 하지도, 협상 테이블에 나가지도, 식량지원 협상에 들어가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가지 주목할 것은 북한이 한국과 미국을 여전히 분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과는 대화를 놓고 치고 받는 싸움 단계로 들어갔지만 한국은 철저히 무시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판을 이렇게 크게 벌렸는데 한국과 대화하는 정도로 만족할 수 없다는 듯한 모양새다.

박 대통령이 11일 제의한 대화 제의에는 이틀 동안 침묵하다 14일에야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통해 "교활한 술책"이라고 비난했다. 개성공단에 관한 대화 제의는 "요설"이라고 쏘아부쳤다. 북한을 방문하고 싶다는 개성공단 기업대표단의 요청도 19일까지 묵살하고 있다. 북한과 미국, 중국은 대화 국면으로 전환되고 있는데 한국은 그 국면에 끼지 못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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