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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최악의 직업, 최고의 직장

오수연 경제팀 기자

신문기자는 최악의 직업이다.

얼마 전 취업지원 사이트 '커리어캐스트닷컴'이 발표한 '2013 최고와 최악의 직업 순위' 조사 결과다.

낮은 연봉에 마이너스 성장 전망 열악한 근무 환경 높은 스트레스 등이 신문기자가 1위에 등극(?)할 수 있었던 이유다.

한국 대기업 임원의 폭행사건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항공기 승무원도 최악의 직업 10위에 꼽혔다.



이번 사건으로 한국에서는 업무방해 금지 조항이 추가된 '항공안전 및 보안에 관한 법률'의 일부를 개정하기로 했지만 승무원이 얼마나 열악한 조건에서 근무하고 있는지를 알게 된 계기가 됐다.

이 사건의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직업 이전에 '인간 존중'의 문제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한다. 승무원이 아무리 서비스 직종이라지만 그 임원이 행했던 욕설에 억지 폭행은 사람에게 해서는 안되는 '짓'이었다.

그 뉴스를 읽다 보니 또 하나의 생각이 꼬리를 물었다. 그 임원은 자신의 직장에서는 어떠했을까.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는 속담처럼 과연 사내에서는 좋은 상사였을까.

그 태도는 평소 부하 직원들에게 했던 행동의 복사판이 아니었을까. 만약 그랬다면 그 부하 직원들에게 직장 생활이란 하루하루가 살얼음판 같은 위태한 곳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인기를 누리고 있는 한국 드라마 '직장의 신'을 보면 직장인들의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만년 계약직인 직원들의 암담한 현실과 치열한 경쟁 속에 살아남아야 하는 정규직원들의 모습은 마음을 씁쓸하게 만든다.

주인공이자 계약직 직원인 '미스 김'이 회사에서 제안한 정규직을 "회사의 노예가 될 생각이 없다"며 단호하게 거절할 때는 속이 다 시원할 정도다.

미국에 살고 있는 한인들의 삶도 그리 다르지는 않다.

닭장 같은 사무실에 다달이 생활하기도 빠듯한 연봉 그리고 하루종일 쉴 틈 없이 쏟아지는 일거리 상사들의 조임까지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을 것이다.

그럴 때면 꿈의 직장이라고 불리는 구글의 직원들을 부럽게 바라볼 수도 있겠다.

각종 복지제도 무료 사내 식당 구비하고 있는 구글은 올해도 종합복지관 3곳과 롤러하키 링크와 농구장 등 체육관 7곳을 만들 예정이라고 한다.

직장인의 절망적인 얘기를 죽 늘어놨지만 비관적인 현실을 얘기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작아도 '내가 가진 희망'과 '내가 가진 행복'을 얘기하고 싶은 거다.

연봉이 낮아도 자신의 일에 보람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많다. 또 마음이 맞는 직장동료와의 수다 속에서 삶의 작은 행복을 느끼고 때론 동료의 격려와 상사의 칭찬 한마디에 하루를 기분 좋게 보낼 수도 있다. 하루살이 샐러리맨들에게 칭찬과 격려는 연봉보다 더 큰 가치가 될 수 있으니 말이다.

구글처럼 좋은 혜택을 누릴 수는 없을지 모르지만 행복한 기업문화는 우리가 만들어 갈 수 있지 않을까하는 희망을 가져보며 최악의 직업으로 꼽힌 신문기자로 '최고'의 직장을 꿈꿔보는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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