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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기고] '라이즈 업'·'돌아온 딸'을 보고

권세실·서울 예술대학부 교수

지난달 24일 토런스에서 작지만 뜻 깊은 대본읽기 행사가 있었다. 이번 공연에서 읽혀진 대본들은 한인 2세들이 쓴 연극으로서 110년을 맞는 한인 이민 역사의 단면을 깊이 성찰하는 계기가 됐다.

첫 공연인 닉차김의 '라이즈 업'( Rise Up!)은 21년 전에 일어난 LA 폭동 관련 이야기다. 대본 읽기라는 제한된 환경에도 불구하고 전문배우로 구성된 출연진은 관객을 급박한 현장으로 몰입하게 했다. 한국계 기자 (앤송역의 지나 오)의 헬리콥터 취재와 라틴계 앵커역의 로렌 가르시아가 펼친 인종 갈등 묘사, 방송이 군중심리에 미치는 영향, 개인적 욕심이 부른 무책임한 사건 등의 표현은 마치 사건을 눈 앞에서 보는 듯 실감이 났다.

이날 공연된 두번째 작품(방황에서 돌아온 딸:Prodigal Daughter)도 이민가정에서의 부모 1세대와 자녀의 문제, 아픔, 그리고 그 해답의 방향이 제시된 좋은 무대였다.

3년전 LA 한국문화원에서 공연됐던 이 공연은 한인 배우 줄리 리 (Jully Lee)와 아버지 역의 중국계 배우 데이나 리 (Dana Lee)가 맡아 관객을 웃기고 울렸다. 한인으로 또한 부모의 입장에서 매우 공감이 가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다른 커뮤니티의 시각으로는 과연 어느 정도 공감할 수 있을까 의문을 갖고 있던 중 공연 후 만난 한 미국인 관람객을 통해 답을 얻을 수 있었다. "나도 우리 부모님과 같은 갈등을 겪었고 우리 딸과도 겪었는데 얼굴색만 다를 뿐 오늘 무대 위에 선 배우들을 통해 내가 보이더라. 가족 안에서의 갈등은 어느 사회나 비슷한 것 같다." 고 도서관에서 일한다는 할머니가 말했다. 관객의 공감을 얻었다는 점에서 연극은 성공한 것이다.

아쉬움이라면 한인 2세의 극본으로 꾸며진 한인 이야기를 다룬 무대였음에도 불구하고 관람객 대부분이 타 커뮤니티 사람들이었다는 점이다.

행사를 주관한 연출가 존 파워스는 극작가이며 예술경영가. 토렌스 시의회에 자문을 하면서까지 한인 이민을 주제로 한 공연을 무대에 올리게 된 이유는 "이민 역사는 미국문화의 중요한 부분으로 모든 미국인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훌륭한 주제 였는데 불경기로 정부 예산을 충분히 받을 수 없어 좀 더 크게 확대하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이번 공연에 컨설팅을 제공한 캘스테이트 노스리지 대학 연극과 김아정 교수는 "소수계로 미국에서 공연 예술을 한다는 것은 거대한 파도와 싸우는 것만큼 힘 드는 일"이라며 미국에서 활약하는 뛰어난 한인 2세 작가들을 키우는 것은 한인들의 손에 달려있다고 한인 커뮤니티의 관심을 기대했다. 김교수의 기대는 바로 이 공연 제작팀의 간절한 바람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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