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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박 대통령, 또 다른 인사실패 없어야

이재희/사회팀 차장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이 터지고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언론사 정치부장단과의 회의에서 자신의 인사가 엉뚱한 결과를 낳아 "나 자신도 굉장히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사위원회를 통해 좀더 다면적으로 철저하게 검증하고 제도적으로 보완해 인사 시스템을 개편하겠다"고 했다.

윤창중 전 대변인은 박 대통령의 불통 인사의 신호탄을 터트린 상징적인 인물. 박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에서 당선되고 첫 인사로 윤창중씨를 수석 대변인에 임명했다. 당시 새누리당조차 윤씨를 대변인으로 발탁한 것에 반대할 정도로 반발과 논란이 컸지만 박 대통령은 인사를 감행했다. 즉 시작부터 문제를 안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윤 전 대변인은 결국 일을 내고 말았다. 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 수행 중 어린 여성 인턴을 성추행함으로써 한국을 국제적으로 망신스럽게 하는 초유의 일이 벌어진 것이다.

윤창중 사태로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 인사와 고립된 리더십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인사권은 대통령을 비롯해 모든 조직 수장의 최고 특권이다. 동시에 최고 리더십을 보여주는 시험대이기도 하다. 하지만 리더라고 해서 모든 걸 알 수는 없다. 모든 결정이 맞을 수도 없다. 박 대통령도 윤 전 대변인이 이럴 줄은 몰랐을 것이다.

그래서 인사에는 박 대통령이 말했듯 다면적으로 철저하게 검증하는 과정과 제도가 필요하다. 다면적이려면 다각적으로 보는 시각과 다각적으로 접근해 내린 평가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최고위자의 인재에 대한 평가와 검증 판단과 결정은 물론 가능하다면 직접 살을 맞대고 지내온 조직 구성원의 평가와 판단도 담겨야 한다는 뜻이다. 사람 보는 눈이 뛰어난 리더가 인재 발탁과 등용 시 그리고 인사 시 해당 인재에 대한 평판을 살피고 주변의 말에 귀를 기울여 이를 포용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문득 몇 년 전 두산 박용만 회장이 한 방송 다큐멘터리에서 언급한 인사 평가 기준과 철학이 생각난다. 박 회장은 다큐에서 인사는 많은 사람이 납득할 만한 것이어야 한다고 했다.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승진한 사람은 동료 후배 앞에서 리더 역할을 당당하게 할 수 없다고 했다. 동료 후배는 승진을 흔쾌히 축하하지 못한다고 했다. 또 직원들은 내가 어느 덕목에 의해 승진하는지 의문이 생기고 기준이 불분명해지기 시작한다고 했다. 즉 한 번의 잘못된 승진 결정으로 결국 조직 구성원 전원을 미궁 속에 빠뜨리는 결과를 낳게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인사는 모두가 만족할 수는 없지만 가능한 많은 사람이 이해하고 인정하고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 박 대통령의 윤 전 대변인에 대한 인사는 그러지 못했다. 그리고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다.

박 대통령의 이번 인사 뿐만 아니라 아마도 많은 경우 조직 구성원의 이해와 인정을 얻지 못한 인사가 이뤄지고 있을 것이다. 잘못된 인사로 구성원들이 미궁에 빠져있는 조직도 있을 것이다.

다만 박 대통령이 다음 인사에서는 앞으로 인사에서는 불통이 아닌 소통을 담은 인사를 보여주길 기대해본다. 이는 박 대통령 뿐만 아니라 모든 구성원이 자신이 몸담고 있는 조직에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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