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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 가이드] 일선교사들이 밝히는 ESL 교육현장 2

학교 ESL에서는 단지 말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고 일선 교사들은 말한다.
대학수업을 제대로 따라가기 위해서는 많은 분량을 빠르게 읽고 정확히 이해하는 것, 토론에서 복잡한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상대 의견을 논증적으로 답하는 것, 기존 이론들을 종합해 정리하는 수준이 아니라 이를 통해 자신의 결론을 도출해낼 수 있는 독창적인 사고력 등이 필요한데 이민자 학생들에게 그 도구가 되는 논리적 사고와 아카데믹 영어를 준비시키는 것이 그들의 역할이라고 한다.

교사들은 이민자 학생들이 처음부터 일반수업을 통해 이런 소양을 쌓기가 어렵다고 말한다.
아카데믹 영어는 일상영어와 달리 체계적인 연마가 필요하고, 캐나다 사회가 중시하는 토론과 프리젠테이션 문화에 많은 학생들이 익숙치 못하며, 일반수업에서는 학점 때문에 정작 중요한 학습태도를 익히는데 등한시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민자 학부모들의 대학열이 뜨거울수록 제대로 된 ESL 교육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게 이들의 결론이다.

이들은 그러나 현재 벌어지는 상황은 학교 ESL을 단지 단어나 외우고 문법이나 설명하는 저급한 수준에 머물도록 떠밀고 있다고 주장한다.


교육당국의 몰이해와 실질적인 지원삭감이 교육현장의 부실화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들은 이달 23일 교육구별로 올해 예산안 편성을 발표할 때 지금과는 차원이 다른 충격파를 예상한다.
ESL교사협의회 관계자들을 만나 그 이유와 대책방안을 들어본다.
<편집자주>

▲지금을 학교 ESL 교육의 위기로 보는 이유가 무엇인가?
랜디 핸더슨(회장, 프린스조지 교사)-"1997년 NDP정부가 ESL 예산지원 년수를 5년으로 한정한데 이어 학생당 한 해 지원액을 1,100달러로 삭감해 통일했다.
하지만 이 때만해도 정부는 예산을 미리 한정짓지 않은 채 학생들의 '필요'를 일단 살폈다.
학기말마다 일선학교들은 학생수의 변동과 개별 학생 상황의 변화 등 실정을 알리는 리포트를 각 교육위원회를 통해 정부에 알리면 다음해 교육예산에 이들의 건의를 반영하는 식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자유당 정부의 정책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이만큼 밖에 줄 수 없으니 알아서 나눠 써라'는 주의다.
"
제인 돌(부회장, 리치몬드 교사)-"올해 책정된 정부 예산에는 인플레이션과 교사임금 인상분이 배제돼 고스란히 각 교육위 부담으로 돌아갔다.
따라서 교육위들은 다른 데 지원될 예산을 돌려 우선적으로 이를 막아야 한다.
삭감 첫 순위에 ESL이 올라 있다.
밴쿠버시는 멀티컬처럴 리에종 워커(이민자 학생 상담사)직을 폐지하겠다고 하고 리치몬드는 ESL 교사 126명 중 50명을 해고하겠다고 나섰다.
이민자.해외 유학생 학생수는 날로 늘어나는데 이들을 위한 지원은 반대로 줄고 있다.
"

▲앞서 밝힌 데로 학교 ESL이 단순히 말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영어식 사고의 바탕을 마련하는 장이라고 한다면 장차 이민자 학생들의 성공을 가름하는 중요한 교육이다.
그런데 이런 교육이 예산삭감에서 가장 먼저 다뤄질 만큼 홀대 받는 이유가 뭔가?
헨더슨-"학부모들이 자녀를 대신해 권리 주장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결과다.
교육 서비스의 제공자인 정부는 그 고객인 학부모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을 수 없다.
현 자유당 정부 아래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이민자 부모들은 교육당국이나 정부를 상대로 정당한 권리를 주장하는데 매우 수동적이다.
"
조이스 와일드(총무, 밴쿠버 교사)-"캐나다에서 학부모는 자신이 세금으로 낸 돈이 내 자식을 위해 어떻게 쓰여지는지 캐물을 당연한 권리가 있다.
또한 교육당국과 정부는 이 물음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답변할 의무가 있다.
이 곳의 학부모들은 자녀가 기대하는 만큼의 성과를 올리지 못할 경우 자녀를 채근하기 앞서 학교를 찾아간다.
담당교사나 학교장을 만나 학교가 자녀의 발전을 위해 미흡한 것이 뭔지 찾아내고 그것에 대한 시정을 당당히 요구한다.
물론 이민자 부모는 언어소통의 곤란으로 학교를 찾아가기가 꺼려질 지 모르지만 그럴수록 당당히 통역서비스를 제공할 것을 요구하라. 모든 학생들에게 잠재력 개발을 위해 동등한 기회를 줘야 하는 학교로서는 학생들의 처지에 따라 적절한 지원을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고 따라서 이민자 학생들에게는 통역사를 붙여서라도 그 필요를 수렴할 의무가 있다.
"
베레나 폭스(밴쿠버 교사)-"밴쿠버, 버나비 등 일부 교육위원회가 그나마 있던 상설직 '멀티컬처럴 리에종 워커'(이민자 학생 전담 카운셀러)를 이미 없앴거나 없애려 하기에 걱정이다.
학생의 올바른 지도를 위해 학부모와 수시로 대화를 나눠야 하는데 중간 역할을 맡아줬던 이들이 사라지면 어디가 도움을 청해야 할 지 모르겠다.
모자익같이 외부기관에 의뢰한다고 해도 그것이 얼마나 효과적일 지 의문이다.
"
빅키 맥카시(전 회장, 밴쿠버 교사)-"똑 같은 특수교육의 하나인 장애자 교육과 ESL을 비교할 때 학부모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지 새삼 깨닫는다.
밴쿠버시에 장애학생은 불과 수백명에 불과한데 반해 ESL 학생은 만6천명이 넘는다.
그런데도 ESL 교육은 계속해서 열악해진 반면 장애학생 학부모들은 그간 줄기차게 권리를 주장해 온 결과 교육여건이 점차 개선됐으며 이번 예산안에서도 삭감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었다.
이제는 ESL 학부모들도 일어나 외쳐야 할 때다.
각 교육위원회 위원들과, 교육감, 주의원 등을 찾아가고 교육구마다 있는 학부모회에 참가해 사정을 알리고 요구를 관철시키도록 노력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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