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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고객은 제품보다 이미지를 산다

오수연/경제팀 기자

2인자 이기주의 악역 게으름 등의 단어를 들었을 때 떠오르는 연예인은 누구일까. 바로 방송인 박명수다. 한마디로 2인자는 그의 컨셉트다. 웬만한 연예인들이 소화하기 힘든 아니 욕 먹기 딱 좋은 컨셉트지만 그는 잘도 소화해냈다.

아이돌 그룹 '제국의 아이들'의 황광희 역시 독특한 컨셉트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바로 '성형돌'이다. 그는 데뷔 초부터 자신의 성형사실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거침없는 입담을 자랑했다. 컨셉트를 그렇게 잡다 보니 숨길 것이 없어 편안하게 방송활동을 하고 있다.

월드스타가 된 싸이 컨셉트는 부러울 만하다. 스타라고 무게를 잡을 필요도 없고 어디가서 '까불까불' 행동해도 '싸이니까' 이해가 된다.

물론 일관된 컨셉트를 유지하는 건 쉽지 않다. 특히 자신의 성격과 다른 컨셉트로 방송활동을 할 경우 더 하다. 청순 컨셉트니 섹시 컨셉트니 신비주의이니 하는 컨셉트를 가지고 있는 여배우들은 그것이 바로 광고에 직결되기 때문에 이미지 관리에 각별한 신경을 기울인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기업의 컨셉트 다시 말해 이미지는 실적과 직결된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이 많은 시간과 자금을 투자해 좋은 이미지를 쌓는 데 공을 들인다.

지난해 유타에서 진행됐던 현대 싼타페 시승회. 기자들을 초청해 싼타페가 어떤 차인지 알리는 것이 목적인 이벤트였다. 하지만 프레젠테이션에 앞서 현대가 강조한 것은 싼타페가 아닌 기부활동에 대한 것이었다.

현대는 14년째 소아암 치료 지원을 하고 있다며 얼마나 많은 부분을 사회환원에 투자하고 있는가에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그만큼 많은 투자를 해서라도 좋은 이미지를 새겨넣고 싶은 게 바로 기업이다.

물론 이렇게 오랜 시간을 두고 쌓아올린 이미지지만 무너지는 건 한순간이다. 바로 남양유업의 욕설파문이 좋은 본보기다. 남양유업은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대표가 깊이 고개를 숙였지만 파문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불매운동까지 번졌고 영업이익이 곤두박질쳤다. 특히 먹거리를 취급하는 식품기업들에게는 이미지 관리가 더욱 중요하다. 소비자들에게 먹거리는 민감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종종 식품관련 업체들이 '별일이야 있겠어'라는 생각에서 나오는 안일한 행동 때문에 기업 이미지에 손상을 입기도 한다. 지난 '멸치 소동'이 그랬다. 한국산이라는 스티커만 보고 구입한 소비자들이 스티커 밑에 새겨진 일본산이라는 표기를 보고 분개했다. 물론 한국산으로 판명이 났지만 이미지에 큰 손실을 입었다. 아마 일부 소비자들은 일본산을 속여 판 것으로 여전히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한국산 멸치가 일본산이라고 적힌 봉지에 들어가게 된 것은 경비절감을 위한 자구책이었다.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아니다. 또 수백 가지의 아이템을 취급하는 업체 입장에서 봤을 때 지금 당장은 크게 손해를 입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멸치팩이 아닌 기업을 기억했을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소비자들은 이제 상품이 아닌 기업 이미지를 장바구에 담는다. 그리고 식품업체들은 좋은 이미지가 장바구니에 담겨야 생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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