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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칠순 가수의 '젊어지는 비결'

부소현/JTBC LA특파원·차장

영국 출신의 로커 로저 달트리. 로큰롤의 신화가 되버린 '더 후(The Who)'의 보컬리스트로 로큰롤 역사상 가장 파워풀한 가창력의 소유자로 평가 받았던 인물이다. 'Who's Next' 등 다수의 히트 앨범을 제작했을 뿐 아니라 연기에도 도전해 배우와 영화 프로듀서로도 활동했다. 지난해에는 런던올림픽 피날레 무대에 올라 변함없는 목소리로 건재함을 과시했다. 무대 위에서 뿜어내는 그의 에너지는 젊은이를 능가한다. 셔츠를 풀어 헤치고 연식은 좀 됐지만 제법(?) 탄탄한 식스팩을 보이며 열창하는 모습은 여심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매력 넘치는 이 로커는 내년이면 칠순이다. 은퇴를 해도 한참 전에 했을 나이지만 그는 아직 무대를 지키고 있다.

로큰롤에 문외한인 기자가 칠순을 코앞에 둔 로커에게 관심을 갖게 된 건 '타임'에 난 기사 때문이다. 그는 UCLA병원에 생긴 10대 암환자 센터의 주인공으로 소개됐다. 기사에는 그가 공연 수익금으로 센터를 열고 자선단체까지 만들어 운영을 돕고 있다고 쓰여 있었다. 시간이 날때 마다 기타를 메고 센터로 가 10대 암환자들을 돌보고 있다는 설명과 함께 노래를 부르고 TV를 보며 수다를 떠는 모습의 사진이 함께 실렸다. 환자의 부모들은 직접 이메일이나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물어주는 그에게 큰 도움을 받는다고 했다. 꿈많은 10대가 품어 안기에는 너무 버거운 암이라는 병을 함께 끌어안고 살고 있는 그에게 취재욕심이 생겼다.

눈코 뜰새 없이 바쁜 그에게 몇번을 간곡히 부탁한 끝에 만났다. 대뜸 여생을 10대들에게 바치는 이유를 먼저 물었다. 기자의 첫 질문에 10대를 돕는 것은 자신이 얻은 부와 명예에 대한 당연한 보답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10대들이 자신의 노래를 들어주고 앨범을 사주고 공연에 와줬기 때문에 부도 얻을 수 있었고 명예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니 10대들을 위한 일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그의 논리는 분명 일리가 있었다.

현 세대가 얼마나 10대에게 무심한지도 지적했다. 10대들의 소비력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만으로도 10대들을 이처럼 홀대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어린이 케어센터를 따로 갖추고 있는 병원들이 왜 10대 환자들을 위한 공간은 만들 생각도 안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민감한 10대들은 특별한 보호와 관심을 받아야 하고 특히 환자들은 더 그렇다고 말했다. 사회는 어린이도 성인도 아닌 10대를 특별대우 해야 하고 특히 아픔을 겪고 있는 이들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10대 암환자 재단을 설립해 자선활동을 벌이고 있는 그는 올해 안으로 센터 수를 2~3개 더 늘리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룹 멤버들도 발벗고 나섰다. 지금도 10대들을 위한 일이라면 장소와 규모를 가리지 않고 언제라도 무대에 서 열정을 불태운다.

나이가 들수록 젊어지는 비결이 간절하다. 생기있는 외모 활기 넘치는 에너지를 가진 사람이 부럽다 못해 샘이 난다.

부풀리고 당기고 깎고 바르고 먹고. 젊어지길 원하는가? 기자는 칠순을 앞둔 로커에게 젊음의 비결을 찾았다. 더 갖기 위한 욕심이 아니라 더 베풀기 위한 욕심이 바로 젊음의 비결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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