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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세상의 소리에 귀 막은 기독교

장열/특집팀 기자·종교담당

세상이 기독교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는 매우 중요하다.

만약 기독교가 이러한 시각을 간과하고 문제 해석에 대한 울타리 안에서의 관점만 고집한다면 상당히 위험해진다. 편협한 시각은 곧 자정 능력의 상실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젠 기독교가 기독교를 어떻게 이해하는가를 넘어 세상이 교회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그게 안 되면 고립은 시간 문제다.

세상이 기독교를 외면하는 속도는 빨라지고 있다. 심지어 세상이 기독교를 걱정한다.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기독교는 세상의 눈총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한 예로 얼마 전 미주한인예수교장로회(KAPC) 총회가 몸싸움과 욕설로 얼룩지고 경찰까지 출동한 끝에 파행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만약 기독교가 세상에 어떤 모습으로 비칠 수 있는지를 의식했다면 그런 사태가 발생했을까.



시무하던 교회를 뚜렷한 이유도 밝히지 않고 떠난 뒤 인근에 개척을 했던 목사도 마찬가지다. 그는 개척 2주 만에 타교회 청빙까지 수락하는 이해되기 힘든 행보를 보였다. 그와 교인들은 나름 내부적 명분은 세웠을지 몰라도 외부가 기독교를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대한 관점은 상실했다. 이는 기독교를 상식과 이성이 마비된 종교로 인식하게 하는 또 하나 구실을 제공했다.

지난해 교계의 소개팅 전도지, 예배 아르바이트, 각종 경품 이벤트 등이 사회적으로 한창 비판을 받을 때 남가주 지역의 한 대형교회는 교회 행사에 등록을 많이 한 그룹에게 상금을 주는 '현금 이벤트'를 내걸었다. 교회 측은 외부의 시각은 전혀 생각하지 못한 채 교회 적 명분만을 세웠다. 결국, 논란이 일자 현금 이벤트를 내건 사실마저 완강히 부인하며 거짓말로 무마시킨 경우도 있었다.

이뿐인가. 개교회 중심주의로 교계에서 만연되고 있는 배려 없는 청빙문화는 교인들을 실족시킬 뿐 아니라 외부의 엄청난 힐난을 받아야 했다. 목회자의 표절, 성추행, 수천억이 소요되는 성전건축, 교회 세습 등 일련의 굵직한 문제들을 기독교적 시각과 언어로만 해석하고 항변하는 것은 세상과 철저히 담을 쌓는 행위다. 사회는 그런 기독교를 절대로 납득하지 않는다.

기독교는 진리(복음)를 세상에 전하고자 하면서 오늘날 교회를 향한 세상의 질문에는 왜 답을 하지 않는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세상의 목소리를 외면하면서 외치는 목소리에는 절대로 힘이 실릴 수 없다.

기독교가 교계에서 발생하는 각종 논란을 하나의 사건 정도로 치부하고 표면적으로만 받아들여 단순히 교회 생리를 모른다느니, 영적 공격이니, 기독교를 흔드는 행위니, 핍박이니 그런 식으로만 해석한다면 외면당하기 십상이다.

세상은 분명히 교회를 보고 있다. 이 관점을 상실하면 기독교는 배타적으로 변질된다. 세상이 절대적 기준이기에 눈치를 보라는 뜻이 아니다. 기독교는 반드시 세상을 향해 나아가야 하는 종교라 그렇다.

교회는 강력한 종교적 신념이 바탕 되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각종 문제에 대해 자칫하면 이성적 관점이 배제될 수 있다. 세상을 변화시키고자 한다면 시각부터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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