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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동성애자에게 인기 없는 한국차

[LA중앙일보] 발행 2013/07/02 미주판 20면 기사입력 2013/07/01 16:46

염승은/경제팀 기자

지난 2008년 4월, 제너럴모터스(GM)의 디트로이트 본사를 취재차 방문한 적이 있다. 도요타가 하이브리드 기술의 우수성을 과시하며, 미국 자동차 업체의 기술력이 크게 떨어진다고 비아냥거린 것에 발끈한 GM이 비밀리에 개발 중이던 전기차(지금의 셰볼레 볼트)를 보여 주겠다며 전국의 언론사를 초청한 것이다.

한국어를 쓰는 기자로는 유일했지만, 기자가 속한 그룹은 쉽게 말해 3진 정도였다. 1진에는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로이터 등의 세계적인 언론사가, 2진에는 전국 주요지역의 중견 언론사가 속했다. 3진에는 중국어 매체 기자 2~3명을 포함한 소수계 언론사와 자동차 업계에서 잘 알려진 블로거 또는 온라인 매체 기자들이 함께 했다. 그런데 3진 그룹을 담당했던 GM 직원이 가장 신경썼던 기자 중 한명은 화려한 패션과 여성스러운 말투가 '돋보였던', 누가 봐도 동성애자인 남성이었다.

우연찮게 말을 트게 돼 2박3일에 걸쳐 나눈 그와의 대화는 매우 흥미로웠다. 자동차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함께 각 자동차 업체가 동성애 직원에게 어떤 대우를 하는지에 대한 정보가 끊임없이 나왔다. 그 기자가 속한 웹사이트는 각 자동차 브랜드별 동성애 친밀도(gay friendly)를 매기는 데 있어서 이 업계에서는 제법 영향력이 크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됐다. 이 웹사이트의 평가에 따라 판매량에 차이가 있을 정도라는 것도 놀라웠다. 우리 주변에 동성애자들이 얼마나 가까이 있는지를 새삼 느끼게 해 준 경험이었다.

한국인의 정서상 동성애자를 주변에서 쉽게 찾기는 힘들다. 동성애자라고 내놓고 말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조금만 관심을 두면 동성애자를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고등학생인 아들이 동성애자라고 고백을 해 큰 충격을 받았다는 한인 부모의 사례도 적지 않다. 지인이 하던 아이스크림 업소에는 프랑스 출신의 흑인 게이 직원이 있었다. 지인은 그 직원이 "할리우드 게이바에 가면 한국 남자가 정말 많아 자신도 놀랐다"고 말 해 충격을 받은 적도 있다고 한다.

동성애에 일단은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는 우리와 달리 미국 사회는 비교적 관대하다. 구글이나 애플, 이베이 등 IT 기업들은 동성애자를 편견없이 채용한다. 구글과 애플은 동성애자의 수도인 샌프란시스코 일대에 문화적 뿌리를 두고 있기도 하다. 구글은 검색창에 게이, 평등결혼 등의 문구를 입력하면 무지개(동성애자 상징) 깃발이 화면에 뜨는 방식으로 자신들의 지지 의사를 표현해 눈길을 끈다.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월가 금융사들도 공개적으로 동성애를 지지하고 나섰다. 동성결혼이 연방 대법원에서 허용된 지난 26일, 골드만삭스는 뉴욕 맨해튼의 본사 입구에 성조기와 함께 동성애 인권을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을 내걸었다. 또다른 글로벌 금융사 씨티그룹, 신용평가사 무디스 등도 공식성명을 통해 대법원의 결정을 환영했다.

동성애 자동차 브랜드 웹사이트를 보면 현대와 기아차 회사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몇 안 되는 업체다. 한국 기업이 동성애에 보다 관대해 지기를 기대하는 건 아무래도 시기상조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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