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식의 레포테인먼트] 박찬호 생일까지 챙긴 다저스
6월의 마지막날 LA 다저스는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상대로 홈 7연전 시리즈의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이날 경기전에 취재진에 배포한 보도자료 가운데 특이한 부분이 눈에 띄였다. '시간 빨리 가네'라는 제목 아래 달린 기사는 박찬호의 만40번째 생일을 축하하는 문구였다.
이 글은 '박찬호는 한인선수 가운데 최초로 1994년 다저스에서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렀으며 1994~2001ㆍ2008년 9시즌동안 다저스 투수로 활약했다. 오늘 그의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는 내용이었다.
오래전에 구단을 떠나 은퇴한 선수의 사소한 개인사까지 챙겨주는 다저스의 자료 축적 능력과 배려는 결코 허투루 볼 일이 아니다.
물론 신인 류현진(26)이 팀내 최다승 투수로 호투중이기 때문에 한인팬들을 의식한 다저스가 박찬호의 근황을 챙겼다고 생각할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단측의 호불호에 따라 베테랑 선수의 공식 은퇴식조차 망설이는 일부 한국 야구팀의 행태와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 현상이다.
또 상대팀인 필리스의 찰리 매뉴얼 감독(69) 역시 4년전 자신이 데리고 있던 후배의 칭찬에 열을 올렸다.
다저스 선수 출신으로 다저스에서 이적해온 박찬호를 1년동안 불펜투수로 데리고 있었던 매뉴얼은 "찬호는 당시 월드시리즈 2연패를 겨냥한 팀 분위기에 익숙해지기 전까지 고전했지만 곧 전성기때의 환상적인 피칭으로 큰 몫을 담당하며 필라델피아의 내셔널리그 2년 연속 우승에 기여했다"고 회상했다.
매뉴얼은 '지난해 한화 이글스에서 류현진과 같이 뛴후 은퇴했다'는 말을 들은뒤 "찬호에게 행운을 빈다는 안부를 꼭 전해달라"고 덕담을 건냈다.
'우리는 한 식구'라는 동업자 의식으로 작은 일도 서로 챙겨주는 메이저리그의 여유와 아량이 부러운 순간이었다.
= 다저 스타디움에서
bong@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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