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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포커스] 한인커뮤니티 '브랜드 파워'의 현주소

김동필/취재 에디터

올 가을 대학에 진학하는 아들녀석이 컴퓨터 게임 다음으로 즐기는 것이 '타운투어'다. 종종 친구들과 어울려 한인타운, 리틀도교, 차이나타운 등을 돌아다닌다. 특별한 목적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저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밥도 사먹고 하는 모양이다.

친구들의 인종 구성도 동네만큼 다양하다. 다양한 인종이 모여사는 LA의 특성을 잘 보여주는 셈이다. 이런 '취미활동'은 고등학교 때부터 시작됐다. 사는 동네에 전철역이 있다보니 생각해 낸 아이디어다.

아무튼 이젠 제법 이력이 쌓였는지 타운별 특징도 파악하고 식사 메뉴도 틀이 잡힌 눈치다. 구이는 한인타운에서, 라면은 리틀 도쿄, 이런 식이다. 가끔 한인타운의 싸고 좋은 구이집을 추천해 달라는 부탁을 하기도 한다.

타운업소를 찾는 타인종 고객의 상당수도 이런 경로로 처음 한인타운을 접했던 게 아닐까 싶다. 친구따라 왔다가 또 다른 친구를 데려오고….물론 요즘은 옐프,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영향력이 크긴 하지만 '직접경험'만큼 강도는 크지가 않을 것이다. 1.5세나 2세들의 사회진출이 늘면서 나타나는 긍정적인 효과 중의 하나다.



하지만 타운업소와 '한인사회'는 별개 문제다. 타운업소를 자주 찾는다고 그에 비례해 한인사회에 대한 그들의 이해도도 함께 높아진다고 보긴 어렵다는 얘기다. 물론 접촉면이 넓어지다 보면 이해의 폭도 깊어지겠지만 많은 시간이 필요한 일이다. 사람에 따라 편차가 크겠지만 타인종의 한인사회 이해도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경제력이나 문화적 전통은 고사하고 거주인구 등 단순한 통계적 내용조차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주류 대형언론사에서 일하는 사람과의 만남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타운업소를 종종 찾는다는 그의 말에 호기심이 생겼고 이런저런 대화가 오갔다. 그는 타운업소에 대해 색다른 먹을거리에 분위기 좋고 가격도 괜찮았다고 평가할만큼 제법 알고 있었다.

그래서 기대감을 갖고 남가주 한인인구가 얼마나 될 것 같으냐고 물었더니 간단히 '모르겠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남가주에만 수십만명의 한인이 거주한다는 사실을 알려주자 깜짝 놀라기까지했다. '한인이 그렇게 많냐'는 듯한 표정이었다. 전국 주요 도시마다 한인타운이 있고 전국의 한인 숫자는 220만명이 넘는다는 말에는 '정말'이냐고 되묻기까지 했다.

언론사에에 일한다는 친구가 그 정도도 모르냐는 핀잔을 주고 싶었지만 곰곰이 생각하니 지극히 주관적인 판단이었다. 그 친구에겐 한인사회도 다른 소수계 커뮤니티 중 하나일 뿐 특별히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LA한인사회는 해외 최대 한인사회로 평가받을 만큼 규모와 영향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지역사회 기여도에 비해 아직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많다. 한인사회라는 브랜드 파워를 외부로 알리는 작업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다행히 얼마 전 취임한 에릭 가세티 LA시장은 한인사회와 인연이 깊다.취임 직후 한인 부시장을 임명했고, 시정부에 많은 한인 인재 기용도 시사하고 있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가세티 시장은 특히 친분관계가 두터운 한인들이 많아 한인사회에 대한 이해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인사회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더 없이 좋은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기회를 어떻게 활용하느냐다.

개인이나 특정그룹의 이익보다 한인사회를 위해 진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된 목소리를 전달하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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