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기자의 눈] 보수-진보 마찰 나쁘지 않다

신승우/사회부 차장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던 지난 달 27일 저녁. LA한인타운 윌셔와 웨스턴 사거리에선 한인이 주도하는 시위가 펼쳐졌다. 이들은 한국과 북한 그리고 미국과 북한 사이에 평화협정을 체결할 것을 주장하는 사람들이었다. 한인들은 물론 타인종들도 한반도의 평화를 기원하며 피켓을 들었다.

같은 시각, 인근에선 나이 지긋한 한인 어르신들의 집회가 별도로 열리고 있었다. 이들은 북한 김정은 정권을 비판하며 평화협정 체결에 반대하는 소위 보수진영 단체에서 나온 시위대였다. 가까운 거리에서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던 이들은 결국 시위 도중 감정이 격앙돼 약간의 물리적인 마찰을 빚기도 했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일부는 눈살을 찌푸리기도 했다. 미국땅에서 한인들끼리 남북문제로 티격태격하는 게 볼썽사납다는 것이 이유였다.

하지만 꼭 그렇게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동안 미주한인들은 남북한 이슈에 둔감한 채 너무 조용하게 살아오지 않았나 싶다. 특히 한민족에게는 북한 혹은 통일 관련 이슈가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조심스러워하거나 나서는 이들이 적었다. 있더라도 종교적인 이유로 접근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북한 주민들을 위해 기도하거나 선교활동을 하는 것이 미주한인들이 보여준 북한 및 통일 관련 활동의 전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가운데 최근 한인사회에서 한반도 평화통일과 관련한 적극적인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 다행스럽다. 이는 올해 초 북한 핵문제로 불거진 전쟁위기로 정전체제의 불안전성을 실감한 데다 올해가 정전 60주년으로 더 이상은 평화체제를 미룰 수 없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풀뿌리 시민통일운동단체인 '액션 포 원 코리아'가 지구촌을 연결하는 '727 지구촌 통일 한마당' 행사로 주목을 끌었고 이 행사에서 '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 저서로 유명세를 탄 LA한인 성악가 신은미씨가 특강도 했다.

'통일은 대박이다'의 저자 신창민 중앙대 명예교수도 지난 6월 LA에서 강연회를 열었고 류우익 전 통일부 장관의 강연회도 8월 9일 열린다.

이제는 한인사회가 이념적인 분파를 초월해 통일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함께 고민해야할 때가 됐다.

여야를 떠나 정치인들이나 기득권층은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에 따라 통일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한계가 분명히 존재한다. 따라서 이제는 국민들이 나서야 할 때다. 정전 60주년이라는 상징성과 함께 박근혜정부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남북 평화통일 논의는 점점 더 한인사회의 주요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럴 때 객관적인 시각으로 한반도를 바라볼 수 있는 해외 한인들이 목소리를 내야한다. 보수와 진보가 이젠 열린 마음으로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마음을 합해 형성한 통일 메시지를 한국으로 전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비록 평화협정을 놓고 보인 엇갈린 반응은 앞으로 건강한 토론으로 수렴할 수 있을 것이다. 한반도의 평화통일에는 한마음일 터이니.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