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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업] 똑똑한 환자, 유능한 의사

수잔 정/소아 정신과 전문의

몇 주 전 LA타임스에 의사들의 약 처방 실태를 심도 있게 다룬 탐사보도가 게재됐다.

비영리 탐사보도전문 언론사 '프로 퍼블리카(Pro Publica)'의 기자 2명이 쓴 이 기사는 접근 방법과 내용 모두 신선하고 충격적이었다.

병원의 환자 기록은 철저하게 보안 장치가 되어 있어서 그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나 간호사 이외의 외부 사람에게는 접근이 불가능하다. 그러니 어느 의사가 어떤 환자에게 무슨 약을 주었는지는 알 수가 없다.

그래서 이 기자들은 65세 이상의 노인과 장애자들이 정부로부터 받는 처방약 혜택인 '메디케어 파트 D'의 정보를 얻었단다. 분석에 따르면 전국에서 2007년부터 2010년까지 노인 및 장애자에게 발행된 처방전은 3200만건에 달했다. 이는 총 처방전 건수의 1/4에 해당한다.



물론 환자에 대한 개인 신상 정보는 전혀 없었지만 주치의들이 어떤 약을 많이 썼는지, 또 처방 경향이 다른 의사들과는 어떻게 다른지를 한눈에 알 수 있었다.

가장 놀라운 것은 범죄나 기타 이유로 의사 면허증을 뺏긴 의사들이 버젓이 환자들에게 약 처방을 했다는 사실이었다. 어떤 의사는 마약성 약품 처방을 남발하기도 했다.

또 담당 주치의가 주로 새로 나온 비싼 특허약(brand-name drug)을 처방하는지, 효과는 비슷하지만 값이 훨씬 싼 복제약(generic drug)을 권하는 지도 조사했다. 그래서 그 결과를 환자나 가족들이 볼 수 있도록 온라인에 올려놓았다.

환자의 병을 치료하는 것은 본인과 의사가 힘을 합쳐서 함께 할 때 진정 큰 효과가 나타난다. 그래서 똑똑한 환자의 올바른 질문은 의사를 더 많이 공부하고 노력하도록 자극해 결국은 유능한 의사를 만든다.

어떤 연구에 의하면 처방전을 받은 환자가 실제로 약국에 가서 약품을 사는 확률은 50~70%밖에 안 되고, 약을 구입한 후에도 실제 복용하는 숫자는 더욱 적다고 한다.

사랑하는 가족이나 본인이 잘 알지 못하던 새로운 약을 처음 사용할 때에는 누구나 두렵다. 의대 본과 2학년 때 약리학 교수님께 들었던 말씀을 나는 한 번도 잊은 적이 없다.

"모든 약은 독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신중해야 한다."

우리 몸은 예민하다. 인위적으로 항체를 주입하면 갑상선과 관절은 이물질이라고 판단해 염증을 만들기도 한다.

그러니 새로운 화학 물질인 약이 몸안에 들어가서 아무 부작용이 없다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 그러기 때문에 그 약의 장점과 부작용이라는 단점을 이성적으로 비교 판단하여 결정하는 것이 성숙한 환자의 태도이다.

만일 의문이 있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약이라면 나중에라도 의사에게 알려서 기록에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 또 다른 의사의 자문을 구해보는 것도 좋다.

가끔 환자들은 생각하는 것이 싫어서 '100% 안전하다'고 광고하는 물질에 유혹되기 쉽다. 약의 용도와 부작용을 공부한 후에 의사를 도와서 결정을 하자. 그리고 의사와 존경을 주고 받는 성숙한 환자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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